- 전문가들 "LPG 등 유출 아닌 듯"

지난 21일 부산 해안가를 휩쓴 가스 냄새 소동(본지 지난 22일 자 8면 등 보도)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결국 중앙 정부가 나서게 됐다. 이는 부산지역 방재 당국이 이번 소동이 발생한 지 4일이 지나도록 가스 냄새 유출지를 찾아내는 데 실패한 탓이다. 이에 따라 시민이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인체에 무해하더라도 냄새가 강하게 나는 물질에 관한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시는 국민안전처에 가스 냄새의 원인 파악에 나서달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25일 밝혔다. 시는 지난 21일 소동 당시 광안대교를 지나던 탱크로리 차량에서 냄새가 새어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날 시 보건환경연구원의 시료 채취 조사 결과 이 차량에는 악취를 유발하는 물질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이 차량에 LNG(액화천연가스)·LPG(액화석유가스)가 실려 있었고, 이에 따라 천연가스에 혼합되는 부취제가 유출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부취제는 무색·무취의 천연가스에 냄새를 입히는 역할을 한다. 악취가 난다는 건 가스 유출을 뜻한다.

전문가들은 LPG 등이 유출되면서 발생한 냄새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이번 소동은 남구~강서구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에서 가스 냄새가 감지되면서 발생했다. 만약 부취제가 포함된 가스 때문에 냄새가 감지됐다면, 가스 폭발이 발생하고도 남을 정도의 양이 새 나왔다는 얘기다. 소동 당시 폭발 사고는 접수되지 않았다.

부경대 환경연구소 서용수 박사는 "가스가 아닌 부취제만 샜을 가능성이 크다"며 "냄새는 뭉쳐서 움직이는 성질이 있어, 이동하는 차량이 아닌 고정된 시설에서 부취제가 유출됐을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