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 좀처럼 '결핵 도시'란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속적으로 환자를 전담 관리할 전문인력이 부족해 이에 따른 치료 중단과 실패 등으로 재치료자(재발환자) 비율도 전국 7대 특별·광역시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발에 따른 신규 감염과 발병 증가의 악순환이 이어질 우려도 높다. 이에 따라 정부가 부산의 결핵 발병률 감소와 전염력을 가진 환자 관리를 위해 전담 의료기관과 인력 충원 등의 전폭적인 지원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시는 26일 시청에서 '부산지역 결핵 현황 및 관리 방안 수립'을 위한 용역 최종보고회를 열었다. 부산의 전체 결핵환자(신규환자 포함)는 지난해 기준 3046명이며 인구 10만 명당 환자 비율은 87.6명으로 전국 8대 특별·광역시 (세종시 포함)중 가장 높다. 신규환자 발생도 2386명(10만 명당 비율 68.6명)으로 8대 도시 중 최고를 기록했다.

3군 법정전염병인 결핵은 9개월간 꾸준하게 약물치료를 해야 하는데 '후진국병'이라는 사회적 인식 탓에 환자들이 결핵에 걸린 사실을 감추거나 치료를 기피·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질병관리본부는 결핵 대책으로 민간공공협력사업(Private Public Mix·PPM) 의료기관을 지정해 결핵관리 전담요원(간호사) 1명을 파견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16개 보건소와 부산대병원 등 10개 의료기관이 PPM으로 지정돼 있다. 하지만 전담요원 1명이 환자의 검진과 복약 관리 등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어서 치료 실패에 따른 재발과 지역사회 전파가 우려되고 있다.

올해 부산지역 10개 PPM 의료기관의 치료 중단율은 4.0%로 전국 평균(2.7%)보다 훨씬 높다. 또 최근 3년간 재치료자(재발환자) 비율도 21.4~23.1%로 7대 도시 가운데 가장 높다. 특히 부산의 결핵환자 43.6%가 전담인력이 없는 non-PPM 의료기관에 신고되면서 치료 중단이나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시 최연옥 건강증진과장은 "PPM 의료기관 지정 요건을 완화해 부산에 PPM 의료기관을 늘려야 한다"며 "결핵환자가 많은 관할 보건소와 PPM 의료기관의 경우, 인력 충원 등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정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