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市 주도로 저소득층 주택사업
- 학장동 84세대 첫 단지 추진
- 노인주택 표준모델도 만들기로

- 베이비붐 세대 대책은 차별화
- 재취업·재교육에 초점 맞춰

부산은 전국 8대 특별·광역시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가장 높다. 2014년에 노인인구 비율이 14.0%를 넘어서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했고 2022년에는 20%, 2032년에는 30%를 웃도는 등 급속히 고령화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부족한 노후 준비와 세대 간 단절로 노인 문제는 미래 부산이 직면할 최대 위기로 부상하고 있다.

부산시가 이번에 세계보건기구(WHO)의 고령친화도시 네트워크 가입을 추진함에 따라 그동안 제각각 이루어졌던 노인복지정책이 노인복지 기본계획이라는 틀 안에서 '글로벌 스탠더드'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시는 교통과 주거, 사회참여, 일자리 등 8대 분야에 59개 실행계획을 도출해 실행할 방침이다. 47개 사업은 저상버스와 무장애 건물 확대 등 현재 추진 중인 사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아울러 12개 사업은 새롭게 편성됐다.

부산시는 WHO의 고령친화도시 가입을 계기로 글로벌 표준에 입각한 노인 복지정책을 펼 계획이다. 사진은 찜통 더위 속에서 힘겨운 여름을 나고 있는 홀몸노인. 국제신문DB

■부산 최초 공공실버주택 건립

시는 이번 노인복지 기본계획에서 주거복지에 공을 들였다. 대표적인 신규사업은 공공실버주택 건립 및 운영. 사상구 학장동에 84세대를 건축하는데 오는 9월 말 설계가 마무리된다. 공공에서 운영하는 일종의 실버타운으로, 입주자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와 차상위계층 가운데 선발할 계획이다. 공공실버주택에는 노인종합복지관도 함께 조성되며, 운영비는 3년간 국비로 지원되고 이후 시비를 투입해 운영한다.

시는 주거복지협의체를 구성해 노인세대의 주거복지와 관련된 요구를 파악해 양적 공급 위주의 주택정책에서 질적 측면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20년 이상 노후주택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주택개량을 지원하는 고령친화형 주택개량사업도 시행한다. 장애인과 노인을 위한 유니버셜디자인 주택 표준모델을 내년까지 개발하고 2018년에 20가구를 선정해 주택개량을 지원한다. 지원 대상은 자가 소유의 중위소득 43% 이하 노인과 노인장기요양보험 등급 인정자 가운데 고령자다.

■베이비부머 겨냥한 50+ 프로그램

신규사업 가운데는 예비노인세대인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를 위한 특색 있는 프로그램도 많다. 시는 지난 5월 말 '장·노년(50+) 생애재설계 지원' 조례를 제정하며 다양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는 65세 이상 노인세대와는 달리 학력과 사회적 욕구가 다른 만큼 이들에게 특화된 시책을 펴겠다는 것이다.

오는 10월 문을 여는 '50+ 일자리센터'는 대량 퇴직 행렬에 가세한 베이비부머의 재취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내년 3월에는 '50+ 생애재설계대학'을 열어 100세 시대를 맞는 베이비부머에게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관한 해법을 제시할 계획이다. 지역 대학의 평생교육원을 활용해 1년 과정으로 인문학과 여가 관련 과목 등을 개설한다.

시 하만철 노인복지과장은 "50+ 생애재설계대학은 명퇴나 은퇴한 베이비부머를 대상으로 한 교육기관으로, 노인대학과는 차별화된 교육 과정을 제공할 방침"이라며 "올해 말까지 2개 대학을 선정하고 최종적으로 4개 대학을 지정·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슈퍼시니어 정책회의 운영

고령친화도시를 조성하는 데 있어 노인의 눈으로 복지정책을 진단하는 '슈퍼시니어 정책회의'도 운영된다. WHO가 노인복지정책의 수립 과정에서 노인들의 목소리는 물론 청년 세대의 의견도 반영할 수 있는 기구의 필요성을 제시함에 따라 정책회의에는 노인은 물론 중·장년과 청년 등 모든 세대가 참여한다.

건강과 돌봄, 공공생활환경, 교통 등 8개 분과에서 정책 제언과 모니터링 진단 성과평가 등을 진행하며, 내년 4월 분과별 정책진단 및 제안에 관한 성과발표회도 개최한다.

지난 5월 개최된 1차 회의에서는 고령친화도시 10대 전략이 도출됐다. 10대 전략은 ▷가족 간 대화를 통한 존중 의미 인식 ▷세대 간 소통의 기회 제공 ▷가족·이웃 간 소통의 장 필요 등 노인세대에 관한 존경과 사회적 통합 욕구 등이다. 이와 함께 노인 일자리 정책과 전문적인 교육 지원, 여가문화시설 확충, 정보 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이 더 제시됐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


◇ 부산시 노인복지 12개 신규사업

① 공공실버주택 건립 및 운영

② 주거복지협의체 구성 및 운영

③ 고령친화형 주택개량사업 지원

④ 50+ 생애재설계 대학 운영

⑤ 50+ 생애재설계지원센터 설치·운영

⑥ 50+일자리 센터 설치 운영

⑦ 50+ 부산 포털 운영 ⑧ 노인회관 건립

⑨ 장년직능클럽 설립 지원

⑩ 베이비부머 사회공헌형 일자리 확대

⑪ 홀몸노인 통합지원서비스 제공

⑫ 슈퍼시니어 정책자문단 구성·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