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영실적 높이려던 편법
- 개인 범죄행위 책임 전가
- 소송비용도 직원들이 마련
지난해 수질 조작 사건으로 지역 공기업 사상 최대 규모인 27명이 기소되고 26명이 징계 통보를 받았던 부산환경공단 직원들(본지 지난해 9월 3일 자 1면 등 보도)이 수질조작 주범인 간부들에게 선고된 벌금을 성금 형태로 마련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환경공단은 수질 조작을 위해 사다리를 타고 창문을 넘어가거나 출입센서를 가리고 침입하는 등 조직적 범행을 저질러 지탄을 받은 데 이어 범행을 반성하기는커녕 직원들 간 벌금을 나눠 내려고 시도해 "공기업의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하수처리시설의 방류 수질 측정값을 600차례 이상 임의로 조작해 기소된 이모(58) 하수처리장 소장 등 5명에게 최근 항소심에서 각각 벌금 2000만~3500만 원형이 선고됐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벌금형이 확정된 이후 30일 현재 이들의 벌금을 마련하기 위한 전 직원 대상의 성금 모금이 공단 간부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공단의 한 직원은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정부는 무리하게 방류 수질 기준을 높였지만, 시설을 갖출 예산도 없는 상황에서 담당자도 갈등이 많았을 것"이라며 "공단의 경영실적을 높이려는 선택이었기 때문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의 책임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는 벌금형을 받은 동료 직원을 돕자는 취지이나 수질 감시와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공기업이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채 저지른 수질 조작 범죄를 조직 전체를 위한 것으로 치부하는 공기업의 왜곡된 조직문화가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를 두고 개인의 범죄에 따른 법적 책임을 다른 직원들에게 나눠서 지라는 데 대한 내부 불만도 적지 않다. 앞서 기소된 이들의 소송 비용 수천만 원도 직원들이 갹출 형태로 마련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환경공단은 수질 조작 범행으로 경영성과급 10억 원을 더 타냈고, 벌금형이 확정된 간부 2명은 수질 조작으로 승진했다. 부산지검 수사 결과 공단 직원들은 최종 방류하는 하수의 오염도가 다른 하수처리장과 비교해 낮게 측정될수록 근무평정이나 경영성과급 책정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점을 노리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공단은 환경부 감사에서 이 같은 범행이 어느 정도 적발됐지만 범행 주도자를 경징계하는 등 철저한 '제 식구 감싸기'로 일관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공단 관계자는 "이 사건으로 조직이 많이 위축됐다. 활기를 되찾기 위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등 모두가 애쓰는데 이러한 논란이 생겨 안타깝다"고 말했다.
송진영 최승희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