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한일 해저터널 다시 주목…득실논쟁 수면 위로

환태평양 물류허브도시 교통망

부산발 네트워크

  •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  |   입력 : 2016-08-31 19:44:20
  •  |   본지 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100년 이어온 찬반 대립

- 한일 민간연구회서 공론화
- 정치권도 논의·연구 이어져
- 부발연, 후쿠오카~가덕도
- 일본, 가라쓰~거제도 제안

# 부산에 득될까 실될까

- "동북아 물류 중심지 도약"
- "日 대륙 진출 경유지 전락"
- 市, 연구용역비 예산 확보

세계화와 지역화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초국경 광역경제권의 시대가 열렸다. 국가 간 경제가 도시·지역 간 경제체제로 진화하고 접경 지역은 개방과 협력의 공간으로 바뀌었다. 이에 발 맞춰 동해를 끼고 있는 남북한과 중국 동북부, 일본, 극동 러시아를 묶는 환동해 경제권 역시 세계적 경제블록을 가속하고 있다. 한일 해저터널이 100년 가까운 시간 동안 극심한 찬반 갈등 속에서도 폐기되지 않고 다시 논의의 장에 등장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환동해 경제권의 물류 허브도시를 구상 중인 부산시는 내년 예산에 연구용역비 5억 원을 확보해 한일 해저터널의 노선과 사업 규모 등 현실적인 검토에 들어간다.
   
■한일해저터널 또 수면 위로

지난달 26일 (사)목요학술회와 (사)글로벌포럼의 주최로 부산시의회 중회의실에서 '제1차 한일터널 라운드 테이블'이 개최됐다.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한일터널연구회 서의택 공동회장은 "김대중 정부 때부터 역대 양국의 정상들이 한일 해저터널 어젠다를 발표했음에도 그동안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며 "이번 라운드 테이블은 수면 아래에서 이루어졌던 민간 차원의 연구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공론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일 해저터널은 1920년대 일본 군부에 의한 '대륙 진출 루트'로 처음 제기됐다. 이후 1981년 통일교 문선명 총재가 '제10차 국제과학통일회의'에서 공식적으로 제안하면서 재점화됐다. 이듬해 일본에 일한터널연구회가 설립됐고, 1986년 한국에서도 한일해저터널연구회가 창립돼 정치권 등에서 논의와 연구를 이어왔다.

한국과 일본의 민간연구회는 해저터널 건설에 뜻을 같이하지만, 노선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인다. 일본은 규슈의 가라쓰에서 출발해 이키섬과 쓰시마를 거쳐 거제도에 닿는 노선(220㎞)을 제시했다. 반면 부산발전연구원은 가라쓰가 아닌 후쿠오카~이키섬~쓰시마~남형제도~가덕도의 연결 노선(222.6㎞)을 제안하고 있다. 가라쓰는 과거 임진왜란의 출병 기지라는 역사성으로 정서적 거부감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또 경제적 수요가 많은 후쿠오카와 연결해야 초광역 경제권의 기반시설로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환태평양 물류중심도시 기대

부산이 동북아 통합교통망의 중심도시로 도약하려면 다양한 물류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이 핵심이다. 한일 해저터널이 열리면 부산과 후쿠오카는 시속 500㎞ 이상 초고속열차로 달려 1시간 안에 이동할 수 있다. 아울러 기종착지인 부산은 일본과 유라시아 대륙의 연결은 물론 환태평양을 연결하는 기점이 된다. 부발연은 한국이 해저터널 건설에 19조 원을 투자할 경우, 생산유발 효과가 54조5000억 원에 이르고 고용유발 효과도 45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유라시아 관문이라는 부산의 지정학적 이점을 잃을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부발연은 "부산의 물류 경쟁력이 높아 쉽게 빼앗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로스앤젤레스(LA) 롱비치항에서 중국의 동북 3성으로 이동하는 시뮬레이션 결과, 일본의 고베항과 부산항의 해양운송 거리와 비용은 비슷했다. 그러나 고베에서 부산항에 오려면 800㎞ 이상을 철도로 더 이동해야 해 일본으로 갈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부산항을 거쳐 일본으로 가는 수요는 감소할 수 있지만, 일본행 화물이 주로 부피가 적은 전자제품이기 때문에 약 40만 TEU(1TEU는 길이 6m짜리 컨테이너 한 대)로 부산항 전체 연간 물동량 약 2000만 TEU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부발연 최치국 박사는 "지난 100년간 한국과 일본의 역사가 침략과 갈등, 분쟁의 역사였다면, 다음 100년은 공동과 번영의 역사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며 "한일 해저터널은 두 나라 간 마음의 터널을 뚫는 상징적인 프로젝트로, 역사와 문화 경제 기술 등 종합적인 관점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日 유라시아 진출 발판 우려

   
한일해저터널 일본측 시발점인 규슈 사가현 가라쓰의 해저터널 공사현장. 국제신문DB

한일해저터널이 열리면 부산을 중심으로 한 물류 네트워크가 구축된다는 전망과 달리, 일본 대륙 진출의 경유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임진왜란 때 일본이 명분으로 내세웠던 '정명가도(征明假道)'의 현대판이라는 얘기다.

부산시 김영기 전 건설본부장은 "2003년 정부의 비용편익분석에서도 경제성이 없다고 결론이 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해저터널이 뚫리면 일본은 섬나라에서 대륙으로 성장하게 되지만, 한국은 얻는 이익이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거가대교가 생기면서 거제도의 해운 선사들이 사라졌다. 우리 역시 한일터널로 해상과 관련된 많은 부분을 잃게될 것"이라며"부산 경제는 경제력 8배, 면적 6배, 인구 1.4배인 일본 규슈에 블랙홀처럼 빨려들어갈 것이 자명하다"고 덧붙였다.

10여 년에 걸친 우리나라의 고속철도 제작기술이 사장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리 기술력으로 만든 KTX 대신 현재 고속철도의 최고 기술을 보유한 일본의 신칸센이 철도물류를 주도하게 된다는 얘기다. 또 각종 철도 도로 터널 등 건설사업권을 일본에게 넘겨주는 꼴이 된다는 주장이다.

막대한 공사비에 따른 재정 부담도 풀어야 할 문제이다. 영불터널처럼 장기간 빚더미에 앉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일해저터널 논의 역사

1920년대: 일본 군부에 의한 '대륙진출루트' 가운데 하나로 제기

1981년: '제10회 통일에 관한 국제회의(ICUS)'에서 '국제하이웨이 프로젝트 구상사업'의 일환으로 논의

1982년: 일본 측에서 일한터널연구회 설립

1986년: 한일해저터널연구회 창립(회장 윤세원 총장)

1990년 5월: 노태우 대통령이 일본 의회 연설 중 이 사업을 제안

1999년 9월: 한일정상회담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이 사업을 제안

2000년 10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서 일본 모리수상이 이 사업을 추진할 것과 'ASEM터널'로 명명할 것을 제안

2003년 2월: 한일정상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이 사업을 제안

연구수행: 한국교통연구원(2003년), 부산발전연구원(2009년) 등의 공공연구기관이 이 사업에 관한 연구 수행

2008년 1월: 사단법인 한일터널연구회 출범(공동대표 서의택.이용흠)

~현재: 한일학회 차원의 강연회 심포지엄 등 연구 및 교류활동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한일 해저터널 제안노선 비교] 이미지 크게 보기 click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시, ‘부산항선’ 이달 예타 신청…원도심~북항 잇는 24.21㎞ 트램
  2. 2“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69건
  3. 3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4. 4부산 동래·금정구 하늘에 뜬 ‘쌍무지개’…희망과 행운의 메시지
  5. 5[단독]서지영 “기보, 본사는 부산에 두고 부산 기업은 심각한 홀대"
  6. 6[속보]돌아온 ‘부캉이’, 식지 않는 인기…누적 방문객 80만 넘어
  7. 7금융권 광범위 AI 공격 “해킹 시도 더 많을 수도”
  8. 82026 진주남강유등축제 화려한 개막…18일까지 ‘빛의 향연’
  9. 9“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10. 10[속보] “법 위반한 적 없어” 김상욱 울산시장 첫 경찰 출석
  1. 1[단독]서지영 “기보, 본사는 부산에 두고 부산 기업은 심각한 홀대"
  2. 2'좌아하게'? 다시 논란 부른 이 대통령 SNS 정치
  3. 3오세훈, 영화 암살자(들) ‘탄흔 티켓’에 “문화 품격 훼손”
  4. 4[속보]민주당, 국힘 집회에 “극우 유튜버들 박수 세례에 중독된 장동혁”
  5. 5與 “조희대, 국감 출석 불응 의사…불출석은 국회법 위반”
  6. 6李대통령, 금융기관 개인정보 유출에 “철저 조사 지시”
  7. 7'광대극' 조소 이어 미사일로 응답한 北. 좁아진 청와대 입지
  8. 8영화 '암살자(들)' 논란 속 장동혁, 고(故) 육영수 생가 방문
  9. 9국힘, 싱가포르영화제 ‘암살자(들)’ 상영 철회 서한…與 “영틀막”
  10. 10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1. 1“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69건
  2. 2[속보]돌아온 ‘부캉이’, 식지 않는 인기…누적 방문객 80만 넘어
  3. 3금융권 광범위 AI 공격 “해킹 시도 더 많을 수도”
  4. 4"산업용 차등요금제, 기업의 지역이전 효과 극히 불투명"
  5. 5"차명계좌 적발, 작년 이후 총 3471건…NH농협 가장 많아"
  6. 6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둘러싼 한·미 불협화음 언제까지 이어지나
  7. 7정부의 농축산물 할인 지원 예산 급증… 재정 부담 가중될 듯
  8. 8카카오 월4900원 멤버십 출시…네이버 쿠팡과 3파전
  9. 9이억원 “AI 해킹 가능성…금융권 최고수준 경각심 가져야”
  10. 10미래대응기금, 국감 쟁점 부상…국회 "재원 지속가능 의문"
  1. 1부산시, ‘부산항선’ 이달 예타 신청…원도심~북항 잇는 24.21㎞ 트램
  2. 2부산시, ‘부산항선’ 이달 예타 신청…원도심~북항 잇는 24.21㎞ 트램
  3. 3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4. 4부산 동래·금정구 하늘에 뜬 ‘쌍무지개’…희망과 행운의 메시지
  5. 52026 진주남강유등축제 화려한 개막…18일까지 ‘빛의 향연’
  6. 6[속보] “법 위반한 적 없어” 김상욱 울산시장 첫 경찰 출석
  7. 7"친구가 총기 들고 탈영"…허위 신고한 20대 벌금 500만 원
  8. 8“술값 내라” 여러 차례 여자친구 때릴 듯 위협한 20대 집유
  9. 9AI 성착취물 텔레그램방 ‘그놈’…잡고 보니 경찰관
  10. 10울산바위 배경으로 사진 찍다 추락한 70대 등산객 숨져
  1. 1“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2. 2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3. 3‘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4. 4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5. 5[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6. 6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7. 7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8. 8서채현,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리드 금메달
  9. 9한국, AG 남자 축구 4회 연속 금메달…결승 한일전 1-0 승리
  10. 10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우리은행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누이센터·대봉산 휴양밸리 등 준비해 온 사업, 완성할 차례”
준비 안 된 '경찰시대'
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