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정책 수출' 시대가 열리면서 각 지방자치단체가 앞다퉈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서울은 박원순 시장이 주도해 새로운 전담 조직을 출범시켰고 경기도와 경상북도는 독자적 방법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외국은 도시 국가인 싱가포르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 서울시, 정책수출사업단 출범
- 기업과 손잡고 박원순 시장 주도
- 세계 31개 도시 38개 사업 진출
- 경기도 공적개발원조 시장 개척
- 경북은 새마을운동 세계화 전파
- 자치단체 경제 활성화 디딤돌
- 싱가포르 도시개발 전수 적극적
- 컨설팅 요청 땐 공공기관 연결
- 단계별 연수 등 프로젝트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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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의 한 시민이 서울시 교통카드 '티머니'를 현지에 맞게 바꾼 '스내퍼' 카드를 이용해 버스에 타고 있다. 서울시 제공 |
■앞서가는 서울
서울은 국내에서 가장 먼저 도시 정책 수출에 나섰다. 서울시에 따르면 2006년 중국 베이징 교통 자동요금징수시스템 구축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23개 국가, 31개 도시에 38개 사업을 수출했다. 구체적으로 분류하면 교통 분야가 19개로 가장 많고 상수도 5개, 전자정부 4개, 도시철도 4개, 도시계획 2개, 환경 2개, 소방과 교육이 각각 한 개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이 있다. 정책 수출은 서울시가 주도했지만 실제 사업은 민간 기업이나 공기업이 맡았다. 예를 들면 서울시와 함께 교통시스템을 만든 LG CNS가 콜롬비아 보고타 교통시스템 개선 사업자로 선정됐고 서울시가 주주로 참여한 ㈜한국스마트카드가 뉴질랜드 웰링턴 교통카드시스템 구축 사업을 담당했다. 그동안 서울이 거둔 정책 수출 실적이 7661억 원에 달하는데 실제 서울시 수입은 21억 원에 불과한 이유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의 도시 정책 수출 모델은 박 시장이 만들었다. 예전 기관별로 이뤄지던 사업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전담 부서를 만들어 정책 수출 자체를 하나의 사업으로 정립시켰다. 이를 위해 지난해 3월 '우수정책 해외진출 전담기구 설립 타당성 검토 학술연구용역'을 실시했고 10월 SH 공사에 해외사업기획팀과 해외사업팀으로 구성된 '서울시 정책수출사업단'을 출범시켰다. 사업단에는 교통과 건설, 해외 마케팅 등 각 분야 전문가 10명이 참여했다. 서울시는 지방자치단체가 영리적 해외사업을 할 수 없도록 규정된 '지방자치법'에 따라 산하 공공기관인 SH 공사에 사업단을 설치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해마다 서울의 우수 정책을 배우기 위해 해외에서 수천 명의 공무원이 몰려 온다"며 "예전에는 무상 컨설팅 등을 통해 도움을 주었지만 앞으로는 정당한 대가를 받는다는 것이 원칙이고 상대 도시의 재정 상태를 고려해 다양한 방법으로 대응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경기도와 경북도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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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루 후난 주 찬차마요 시 정수시설 |
정책 수출은 도시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경기도와 경상북도 등 도 단위 광역자치단체도 참여하고 있다. 다만 경기와 경북은 서울과 다른 방식을 구사한다.
경기도는 2014년 남경필 지사 취임 후 외교정책과를 신설해 해외 진출에 적극적이다. 경기는 서울처럼 직접적인 사업단을 구성하는 대신 ODA(공적개발원조)로 동남아시아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ODA 선진화 및 3개년 기본계획'을 수립했고 '경기도 국제개발협력사업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또 올해 자체 ODA 사업 예산을 지난해 9억 원에서 29억 원으로 늘려 해외 교류를 강화했다. 지난 6월에는 남 지사가 미얀마와 라오스를 직접 방문해 고위공무원 초청 연수 협약을 체결하고 정책 수출의 디딤돌을 놓았다.
경북은 '새마을운동'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경북은 2005년부터 준비해 2010년 본격적으로 해외로 진출했다. 현재 아프리카와 아시아 9개국에 27개 마을을 조성 중이며 인도네시아와 세네갈에는 연구소도 설립했다. 지금까지 KOICA(한국국제협력단)와 함께 418명의 봉사단을 해외에 파견했다.
■싱가포르 S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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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제르바이잔 바쿠 시 교통정보센터 구축 |
정책 수출은 외국에서 더 활발하게 이뤄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도시 국가인 싱가포르의 SCE(Singapore Cooperation Enterprise)다. SCE는 2006년 싱가포르 통상산업부와 외교부가 만들었다. 주목적은 싱가포르의 도시 개발 경험을 수출하는 것이다. 주요 분야는 도시계획과 항만, 전자정부 등이다. SCE는 외국 정부나 도시의 컨설팅 요청을 받으면 15개 정부 부서 또는 60개 공공기관 중 적합한 곳을 찾아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여기에 도시 개발 노하우를 지닌 민간 기업의 참여도 적극 유도한다.
SCE는 크게 아시아태평양, 중국, 중동·북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사하라 권역 등 크게 4개 지역의 30여 개 국가와 도시를 사업 범위로 하며 15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SCE는 체계적인 서비스 프로그램을 갖췄는데 3~4일짜리 방문 연수, 5~10일 걸리는 트레이닝 프로그램 운영, 팀을 꾸려 1년 이상 지속하는 자문과 프로젝트 실행, 공공-민간 파트너십 프로젝트 등 네 분야로 나눠 운영한다. SCE는 초창기 정부 보조를 받았지만 설립 6년 만에 중개수수료 수입 등으로 독립 운영이 가능해졌다.
김희국 유정환 기자 kukie@kookje.co.kr
※ 이 기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지원 사업 도움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 국내외 도시 정책 수출 현황 |
▶ 서울 |
수출 도시 |
31곳 |
실적 |
38개 사업 진출 |
주요 사업 |
뉴질랜드 웰링턴 교통카드시스템 구축 사업을 포함한 교통, 상수도, 전자정부, 도시철도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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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가포르 |
수출 도시 |
30여 곳 |
실적 |
150개 이상의 프로젝트 |
주요 사업 |
도시계획 항만 전자정부 단기 연수와 자문·프로젝트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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