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규노선 취항에 큰 걸림돌

- 항공기 지연 사태까지 우려

부산지역 해운 대란에 이어 승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김해국제공항의 주기장(비행기를 세워두는 곳) 부족으로 항공 대란까지 우려된다. 김해공항을 취항하는 항공편이 최근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주기장이 사실상 포화 상태여서 김해공항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공항공사 부산지역본부(이하 공항공사)는 김해공항에 현재 주기장 36개소가 설치돼 있는데 최근 최대 주기 실적이 35대에 달한다고 22일 밝혔다. 이처럼 김해공항의 주기장이 부족하게 된 것은 김해공항을 취항하는 항공편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김해공항의 국제선 운항은 11.7% , 여객은 13.6% 증가했다. 올여름에는 한 주에 1966편(국내선 930편, 국제선 1036편)이 운항됐다. 이는 지난해 여름보다 275편이 늘어난 수치다. 공항공사는 내년 동계스케줄 확정 때 김해공항의 슬롯(시간당 이착륙 횟수)이 계획대로 현행 24회에서 32회로 늘어나면 43개소의 주기장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기장 부족은 신규 노선 취항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김해공항은 밤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커퓨타임(운항금지시간)에 묶여 항공기를 운항할 수 없다. 만약 밤 10시 김해공항에 도착해 다음 날 오전 10시에 출발하는 운항계획을 세운 항공사라면, 주기장 부족으로 김해공항 취항이 불가능하다. 오전 피크타임에 주기장을 확보하기가 곤란해서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현재 김해공항 취항을 논의 중인 A항공사는 밤새 주기장을 사용한 뒤 다음 날 오전 늦게 떠난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주기장이 부족한 탓에 오전 일찍 이착륙하는 항공편을 위해 출발시간을 조정해 달라고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항공사는 예산 90억 원을 투자해 주기장을 확충할 계획이다. 현재 비스듬하게 세워진 항공기를 일자로 배열해  주기 공간을 3개소 늘리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여기에 김해공항 16만 ㎡의 녹지 중 4만1600㎡를 포장해 4개소의 주기장을 조성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사업부지 확보에 들어가면 조성까지는 30개월가량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주기장 부족은 승객 불편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객 청사와 바로 연결되는 탑승교 주기장(국제선 7개소, 국내선 4개소)을 이용하지 않는 승객들은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게다가 항공기 한 대가 탑승교 주기장을 이용하기 위해 5~10분 대기하다 보면 뒤따라 들어오는 항공기가 연쇄적으로 지연된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