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의 요건 미달로 무산된 홍준표 경남지사의 주민소환 투표에 22억 원의 세금이 들어간 것으로 집계됐다.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해 11월과 지난 2월 두 차례에 걸쳐 홍 지사 주민소환운동본부가 제출한 35만7801명의 주민소환 투표 청구인 서명을 심사하는 과정에 22억 원의 경비가 지출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일 밝혔다. 애초 주민소환 투·개표까지 진행될 경우 160억 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 것과 비교하면 7분의 1 수준이지만, 적잖은 도민의 세금이 투입됐다. 세부 지출 항목은 청구인 서명부 복사 등을 위해 고용한 인력의 인건비 13억 원, 선관위 직원 여비 2억3000만 원, 프린터 등 집기 임차비 8200만 원 등이다.
도선관위는 주민소환투표 청구와 관련해 경남도 예비비에서 지원받아 경비를 지출했다. 하지만 이러한 예산이 투입된 주민소환 투표는 청구 요건인 27만1032명(경남지역 유권자 10%)에 8395명이 부족해 무산됐다.
이를 두고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인 '도지사 주민소환 서명 진상규명위원회'는 홍 지사 주민소환운동본부에 책임을 떠넘겼다. 이 단체는 "주민소환 투표 서명 활동에 지출된 수십억 원은 도민의 혈세이므로 주민소환운동본부는 손실비용에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주민소환 투표 절차에 드는 비용은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상 단체장이 주민소환 청구된 지자체가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난 1월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을 상대로 한 주민소환 운동이 불법 서명 영향으로 중단되면서 이미 서명운동에 지원된 예산 5000여만 원도 날린 바 있다. 결국, 상당한 도민의 세금이 진보·보수 단체 간 홍 지사와 박 교육감의 주민소환 투표 추진으로 지출된 셈이다.
배재한 기자 m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