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지역 과수농가도 태풍 '차바' 탓에 큰 타격을 받았다. 출하를 앞둔 사과와 배가 낙엽처럼 우수수 떨어졌다.

6일 경남 밀양시 산내면 얼음골 한 농장의 사과나무들이 쓰러져 있다. 연합뉴스

6일 서부경남 배 주산지인 진주시 문산읍 일대 배 과수원에는 태풍으로 바닥에 떨어진 배가 수두룩했다. 앞으로 보름에서 한 달 정도 뒤 풍성한 수확을 기대했던 농민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문산읍 옥산리에서 배 농사를 짓는 이학규(55) 씨는 "해마다 60t의 배를 수확해 연간 평균 1억 원의 소득을 올렸으나, 올해는 태풍으로 60%나 낙과 피해를 봤다"며 허탈해했다. 진주시는 이번 태풍으로 80여 농가 54㏊에서 낙과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사과 주산지이자 '얼음골 사과'로 이름 난 밀양지역도 태풍의 피해를 비켜가지 못했다. 사과 재배 농가가 몰려 있는 산내면 남명리, 삼양리 일대는 떨어진 사과로 만신창이가 됐다. 밀양시는 이날 현재 얼음골 사과의 20∼30%가 낙과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그나마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한 농가는 연평균 생산량의 80~85%를 보상받을 수 있다. 하지만 진주지역 배 재배 전체 761농가(5637㏊) 가운데 175농가(111㏊)만 보험에 가입한 상태다. 밀양 사과 재배 농가 역시 1070농가(786㏊) 중 보험 가입 농가는 59% 수준이다. 김인수 이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