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인 등 요원 투입 복구작업
- 외국인 세 모녀 동참 눈길

지난 5일 남해안을 급습한 태풍 '차바'는 만조 시간과 겹치면서 부산의 해수욕장을 한바탕 흔들어 놓았다. 산책로와 레포츠 시설이 파손됐고 모래가 밀려오거나 쓸려가면서 백사장 지형까지 바꿔놓았다. 해당 지자체는 6일 수백 명의 인력을 투입해 복구에 안간힘을 쏟았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쓰레기를 치우고 있는 육군 53사단 장병들. 전민철 기자

지난 6월 개장된 송도해수욕장 구름산책로는 태풍으로 속절없이 뜯겨나갔다. 난간 일부와 산책로 바닥이 부서져 서구는 출입을 전면 통제하고 복구작업을 벌였다. 편의시설이 파손됐고 백사장 모래 일부는 유실됐으며, 인근 상가도 침수 피해를 봤다.

다대포해수욕장은 해양스포츠센터로 사용하던 1층짜리 건물이 부서지고 해변 공원의 나무 40여 그루가 쓰러져 사하구가 복구작업에 나섰다. 구는 기간제근로자와 군인 등 500명을 동원해 생활 쓰레기와 나뭇가지 등을 치웠다.

중장비로 파손된 비프빌리지를 철거하고 있는 BIFF 관계자들.

광안리해수욕장은 해변로 인근에 가게가 많아 태풍에 쉽게 피해를 보는 곳이지만, 다행히 이번엔 파도가 상가까지 덮치지 않았다. 하지만 바다와 맞닿은 민락수변공원 쪽은 피해를 면치 못했다. 높은 파도가 인접한 활어 가게를 덮치면서 모래와 자갈, 보도 연석 등 잔해가 일대를 뒤덮었다. 수영구는 400명의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 일대 복구에 나섰다. 특히 광안리해수욕장 백사장에는 30대 후반의 여성과 초등학생을 비롯한 외국인 세 모녀가 종일 땀 흘리며 청소해 눈길을 끌었다. 한 시민은 "외국인 세 모녀뿐 아니라 한국인 세 모녀도 공무원의 몫이라고 생각했던 백사장 청소에 동참한 것을 보고 고마움과 뭔지 모를 미안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청소하는 외국인 모녀. 독자 제공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에는 이례적인 지형 변화가 나타났다. 해운대관광시설사업소 손정식 계장은 "2014년 백사장 복원사업 이후 백사장에만 모래가 수북이 쌓여 부자연스러웠다"며 "태풍으로 파도가 빠져나갈 때 백사장 모래를 쓸어가고 들어올 때는 바닷모래를 퍼 올리는 과정이 반복돼 백사장이 고르게 평탄화됐다"고 말했다.

김화영 안세희 김민주 김봉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