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장붕장어축제는 전면 취소

부산 전역에서 제18호 태풍 '차바'가 할퀴고 간 피해를 복구하는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동래구가 축제 시작을 알리는 불꽃놀이를 진행해 주민들의 원성을 샀다.

구는 지난 7일 오후 7시 동래읍성 북문 성곽에서 불꽃을 쏘아 올렸다. 총 800만 원이 투입된 이 불꽃놀이는 10분간 진행됐으며, 총 1900발의 폭죽이 밤하늘을 수놓았다. 7일부터 3일간 진행되는 제22회 동래읍성역사축제를 자축하기 위한 불꽃놀이였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주민의 시선은 곱지 않다. 특히 태풍으로 영남권 피해가 극심한 마당에 축포까지 쏘아 올린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많다. 주민 김정현(여·45) 씨는 "태풍 피해 복구에 외국인까지 나서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축포를 쐈어야 했는지 의문이다. 1년간 준비한 축제는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불꽃놀이는 너무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구 조규택 문화공보과장은 "행사 전 날씨가 좋지 않아 불꽃놀이 진행을 묻는 전화가 많아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달리 기장군은 예정됐던 불꽃놀이를 전격 취소해 동래구와 대조를 이뤘다. 군은 지난 8일 시작된 제12회 기장붕장어축제에 불꽃놀이가 예정돼 있었지만 주민 정서를 고려해 이를 전면 취소했다. 특히 기장붕장어축제에는 큰 피해를 당한 울산지역 방문객이 많은 점도 고려됐다. 기장군 남상정 해양수산과장은 "기장지역 태풍 피해 주민과 큰 피해를 본 울산 시민을 고려해 위약금을 다소 물더라도 축포를 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화영 박호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