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시논술 경향

- 연세대 수학·과학 난도 낮아져
- 선행학습 부채질 논란 줄어들듯
- 수능후 시행 부산대도 비슷 전망

# 인성면접 강화

- 한양대 학생부 기재사항 질의
- 다수 대학 제출서류 활용해 검증
- 신뢰도·즉문즉답 순발력 필요

지난 1일 한양대 건국대 등을 시작으로 2017학년도 수시 대학별 고사가 잇따라 시행되고 있다. 학교생활기록부 성적이 조금 부족해도 대학별 고사로 합격하는 사례도 많아 수험생들의 관심이 쏠린다. 교육업체의 도움을 받아 수시 대학별고사의 출제 경향과 난도를 알아봤다.

지난해 실시된 부산대 수시모집 일반전형 논술고사(학업역량평가)에 응시한 수험생들이 답안을 작성하고 있다. 국제신문 DB

■올해 수시 논술 쉬워져

지난 8일 진행된 2017학년도 연세대 수시모집 논술시험이 전년보다 쉽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까다로운 논술 문제로 수험생들의 원성을 샀던 여타 대학들도 올해는 난도를 낮췄다. 10일 종로학원하늘교육이 연세대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 전형 시험을 치른 수험생 9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벌인 결과, 수학은 응답자 중 72.6%가 전년에 비해 쉽다고 응답했다. 과학시험에서도 물리를 제외한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이 전년과 비교해 쉬웠다는 반응이다.

연세대는 출제 분야 선정에서부터 체감 난도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시험 문제가 나온 확률·통계, 공간도형 등보다 올해 시험의 다항함수, 원의 접선, 함수의 극한 등은 수험생들이 상대적으로 쉽게 여기는 단원이다. 종로학원 관계자는 "그동안 연세대 논술은 난도가 상당히 높아 교과과정 수준을 넘어선다는 논란이 많았으나 올해는 전년보다 쉽다는 평가여서 선행학습 논란이 줄어들 것 같다"며 "문항 수를 기존(2문제)보다 늘린 3문제를 출제하며 변별력을 갖추도록 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주요 대학들도 전반적으로 '쉬운 논술' 기조였다. 연세대와 같은 날 자연계 전형이 시행된 동국대와 서울시립대, 홍익대 응시생들도 전년과 비슷하거나 더 쉽다는 반응이었다. 동국대 인문계 논술은 전년도 논술에서 까다롭다는 평을 받았던 도표 분석 등을 올해 출제하지 않았다. 인문1(법학, 사회과학) 논술에서는 분업과 특화에 대한 공통점과 차이점, 일의 특성에 대한 이야기, 사회적 약자를 돕는 방법 등에 관련된 문제가 출제됐다. 문학 지문은 염상섭의 '만세전'에서 출제됐다. 인문2 논술에서도 사회문화 교과서에서 나온 개념인 '문화의 세계화' '문화의 다양성'과 국어1에서 나온 사물의 가치의 창조 등에 관련된 제시문이 출제되는 등 수험생에게 익숙한 교과 지문들이 활용됐다.

이는 대학이 까다로운 논술문제로 선행학습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거센 가운데 정부가 압박에 나선 결과다. 교육부는 올해 처음 대학별 고사 선행학습 영향평가를 한 뒤 법을 어긴 12개 대학에 지난달 결과를 통보했다. 부산대 경북대 연세대 등 12개 대학이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나 대학에서 배우는 내용을 문제로 출제했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적발된 대학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2017학년도 입시에서 또다시 선행 출제가 이뤄지지 않도록 개선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따라서 쉬운 논술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올 11월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논술 시험을 치르는 주요 대학은 부산대와 고려대, 서강대, 중앙대 등이다.

■인성면접 중심

지난 1, 2일 실시된 한양대 학생부교과전형 면접은 학생부에 기재된 교과 세부특기사항, 창의적 체험활동, 동아리활동, 독서활동상황 등을 바탕으로 질의, 응답하는 방식의 인성 면접이었다.

한양대는 올해 학생부교과전형의 전형 방법이 전년도 학생부 교과 100%에서 올해 1단계 학생부 교과 100%, 2단계 면접 100%로 크게 바뀌었다. 면접에 대한 부담 탓에 전년도 6.94 대 1이었던 한양대 학생부교과전형 경쟁률은 올해 4.81 대 1로 다소 하락했다.

또 오는 22일부터 면접 고사를 치르는 이화여대는 고교추천전형이나 미래인재전형에서 작년처럼 제시문을 활용하지 않고, 제출서류(학생부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에 기반한 면접으로 올해부터 형태가 바뀌었다. 제시문을 활용하는 면접 유형은 독해와 문항 풀이에 일정 시간이 주어지고, 문항에 대한 답변이 면접평가의 중심이 된다. 반면에 서류기반 면접은 즉문즉답 형태의 면접인 만큼 순발력이 더 필요하다. 이 밖에 건국대 등 많은 대학에서 두세 명의 면접 위원이 제출서류의 신뢰도 검증을 원칙으로 인성면접을 진행한다.

정홍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