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들 안전사고 우려 목소리
천혜의 풍경을 자랑하는 영도의 절영산책로가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뒤 아직 복구되지 않은 가운데 영도구가 인근에서 대규모 걷기 축제를 개최해 주민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부산 영도구는 오는 12일 남항대교 아래 X-sports 광장에서 태종대 감지해변까지 10.8㎞ 구간에서 '제1회 대한민국 해안누리길 걷기 축제'를 연다고 6일 밝혔다. 행사 예산은 총 6000만 원(국비·구비 각각 3000만 원)이다.
주민들은 여전히 태풍 피해 복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구가 축제를 여는 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해안누리길의 하이라이트는 바닷길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절영산책로(영선동~중리)다. 문제는 절영산책로 3.2㎞ 중 바다와 가까이 만들어진 2㎞ 구간이 태풍 차바로 큰 피해를 입어 복구 중이라는 점이다. 현재 출입이 통제된 상태다. 구는 이번 축제에서는 절영산책로 대신 차로 옆에 조성한 절영해랑길을 이용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절영산책로는 완전 복구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구는 긴급재난 복구 지원금 1억 원으로 연말까지 통행만 가능한 수준으로 복구할 계획이다. 절영산책로 전체 피해 규모는 5억8000만 원 상당이다. 긴급지원금 1억 원으로 통행이 가능해진다고 해도 원상복구를 위해 4억 원 이상이 필요하다. 영도구 절영산책로는 한국지방재정공제회에 가입돼 있어 시설물에 재해를 입으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현재 가입된 보험으로 받을 수 있는 최대 금액은 4억8000만 원이지만 이는 시설 전부가 파괴된 경우에만 해당된다. 게다가 부대시설, 옹벽 등은 보험 적용도 불가능하다. 구는 보험금을 받은 뒤 부족한 복구 예산은 특별 교부금이나 특별 교부세로 충당할 계획이다. 영도구의 재정자립도는 약 10%에 불과하다.
주민 김모(여·54) 씨는 "태풍으로 엉망이 된 절영산책로 완전 복구가 언제 이뤄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걷기 축제를 여는 것은 맞지 않다"며 "만에 하나 안전사고라도 발생하면 어쩌려고 전시성 행사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영도구 관계자는 "직원들이 실사를 해봤는데 해랑길을 걸어도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어 행사 진행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태풍 피해 전부터 계획된 행사여서 취소하기도 힘들다"고 해명했다. 김봉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