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뚜렷한 이유 없이 0.44 통보
- 중간 수정 0.62보다 떨어져
- "보고서 입수 후 대책 마련"
부산의 핵심 제조업과 ICT(정보통신기술)의 융·복합 연구개발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부산분원이 설립 무산 위기에 몰렸다. 정부 연구기관이 발표하는 비용 대비 편익인 경제성(BC) 수치가 뚜렷한 이유도 없이 시간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부산시에 따르면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수행한 'ETRI 부산분원 설립 타당성 재조사 최종 용역'에서 BC가 0.44에 그쳤다. 통상 BC가 '1'을 넘겨야 국책 사업이 진행되지만 연구개발 분야는 경제성 확보가 어려워 0.8만 넘겨도 추진이 가능하다.
기대와 다른 결과를 받아든 부산시는 공황 상태에 빠졌다. 지난 3월 용역을 수행한 KDI는 8월 중간 용역보고회에서 BC를 0.49로 발표했다. 그러자 부산시는 ETRI와 공동으로 KDI에 이의 제기서를 제출했다. 그 결과 지난달 KDI로부터 BC가 0.62로 올랐다는 통보를 받았다. 부산시는 "지방 균형발전을 위해서도 국책 연구기관 설립이 필요하다"는 논리로 KDI를 설득했다. 최종 용역보고서에서는 BC가 0.8을 넘을 수 있다는 기대도 가졌다. 그러나 BC 최종 분석치가 중간 용역보다 낮은 0.44로 나오자 충격에 휩싸였다.
부산시 김영하 ICT융합팀장은 "BC가 처음보다 떨어지는 경우를 아직 본 적이 없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최종 용역보고서를 입수해 ETRI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또 "정부가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지역분원이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이유로 구조조정을 하는 과정에서 부산이 억울하게 피해를 입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ETRI 측도 "KDI의 최종 BC에서 예상치 못한 수치가 나와 부산분원 설립은 물 건너갔다"고 밝혔다.
ETRI 부산분원 설립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시는 2013년부터 해운대구 센텀시티 부산문화콘텐츠콤플렉스에 'ETRI 공동연구센터'를 열고 부산분원 유치에 나섰다. 부산의 신성장 동력 확보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다.
지난해 ETRI가 민간기관에 의뢰한 용역에서는 BC가 1을 넘었다. 그러나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회가 민간기관의 용역 결과에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면서 결국 올해 KDI가 재조사 용역을 수행했다.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