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705억 원을 가로채거나 빼돌린 혐의로 구속기소된 부산 해운대 엘시티 시행사 실소유주 이영복(66) 회장의 첫 공판이 오는 21일 열린다.

부산지방법원은 부패 사건 전담 합의재판부인 형사5부(성익경 부장판사)에 이 회장 사건을 배당했다고 4일 밝혔다.

이 회장도 초호화 변호인단을 구성했다. 현재까지 서류상 이름을 올린 변호인은 13명이다. 법무법인 3곳(지석·우방·부경)이 참여했다. 조한욱·강찬우·변찬우 변호사는 검사장 출신이다. 이경수 변호사는 부장검사 출신이다.

앞서 이 회장을 변호했던 검사장 출신의 A 변호사와 부산지검장 출신의 B 변호사는 법원 기록상 변호인단에서 빠진 상태다. A 변호사는 과거 이 회장이 연루된 다대·만덕 택지개발 의혹 사건의 초기 수사 때 부산지검 특별수사부 부장검사(본지 지난달 18일 자 3면 보도)로 일했었다. B 변호사는 엘시티 사건 수사 초기부터 이 회장의 변호를 맡으면서 SNS로 검찰 수사를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통상 거액의 횡령사건은 재판 과정에서 공방이 치열하다는 점에서 이 회장이 법관 출신 전관 변호사를 추가로 선임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회장은 지난 20여 일간 진행된 검찰 조사에서 금품 로비를 비롯한 핵심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거나 모르쇠로 일관했다.

반면 이 회장의 경제적 상황을 고려할 때 재판이 시작되면 변호인이 되레 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이 회장은 검찰 수사 단계에서도 변호인을 구하는 데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지검은 공판부 검사 대신 엘시티 비리사건을 직접 수사해온 특별수사부(부장검사 임관혁) 소속 검사를 재판에 참여시켜 이 회장의 혐의를 입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회장의 공소사실에 공범으로 적시된 청안건설 박수근(53) 대표의 변호인은 법무법인 지석을 포함해 5명이다. 송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