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도시철도와 경전철 요금이 내년 2월 인상된다.

부산시는 내년 2월 1일부터 도시철도 성인 1구간(10㎞ 이내) 기본요금을 현행 1200원에서 1300원으로 8.3% 인상한다고 5일 밝혔다. 부산김해경전철의 기본요금도 1200원에서 1400원으로 16.7% 오른다. 인상안은 오는 21일 부산시 교통개선위원회와 27일 물가대책위원회를 거쳐 확정된다.

도시철도 요금 인상은 2013년 11월 기본요금 100원이 오른 이후 3년 만이다. 부산시는 무임승차와 무료 환승을 비롯한 손실보상액이 지난해 기준 1467억 원에 달한 상황에서 낡은 전동차 교체와 유지 보수 비용 확보를 위해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경전철은 2011년 9월 개통 후 처음으로 요금이 인상된다. 경전철 승객은 하루 평균 4만9620명으로, 민간사업자와 맺은 실시협약 대비 21%에 그치고 있다. 시는 최소운영수입보장(MRG) 협정에 따라 오는 2033년까지 7510억 원을 민간사업자에게 줘야 하는 상황이어서 요금 인상을 단행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전철 요금이 한꺼번에 200원 오르면 오히려 승객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이훈전 사무처장은 "행정기관이 수요 예측을 잘못해 엄청난 MRG를 지급하는데, 그 부담을 고스란히 시민이 떠안고 있다"며 "서민들이 경기 침체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는 상황에서 '대중교통 중심도시'를 표방한 시가 대중교통 요금을 올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시는 애초 지난 9월 대중교통 요금 시민대토론회를 개최해 시내버스와 택시를 포함해 4개 교통요금을 한꺼번에 올리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경제난이 가중되는 여건을 고려해 4개 요금의 동시 인상은 어렵다고 판단해 도시철도와 경전철 요금을 먼저 인상하고 내년 상반기 중 택시 요금을 올리기로 했다. 시내버스 요금은 당분간 올리지 않을 계획이다. 홍기호 시 교통국장은 "도시철도와 경전철은 요금이 수송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등 인상 요인이 커 부득이하게 요금을 올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