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아이가!"
부산교육대학 학장을 지낸 A 씨는 2008년 부산대학교에서 상가를 분양한다는 한 일간지 광고를 봤다. A 학장은 모교에서 벌이는 BTO 사업을 보고 무릎을 치며 당장 딸 B(여·65) 씨를 불렀다.
A 씨는 일찍 남편과 사별하고 두 아들을 키우고 있는 딸에게 "부산대니까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교직에 있던 B 씨는 은퇴 후 생활과 자식의 결혼 비용 등을 생각하며 아버지 말씀을 따랐다. B 씨는 34년의 교직 생활을 접고 한국교직원공제회 1억 원, 명예 퇴직금 8000만 원과 저축액 등을 합친 2억5000만 원으로 효원굿플러스 내 점포를 분양받았다.
2009년 2월 효원굿플러스가 개장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랐다. 상당수의 점포는 비어 있었고 분양받은 점포에 입점할 업자조차 나타나지 않았다. 보증금과 월세를 받아 생활하려던 노후 계획이 물거품이 됐다. 매달 관리비 26만 원만 쌓여갔다. 적자를 메우기 위해 경남 사천과 진주에 있던 땅까지 처분했다.
이 소식을 들은 A 씨는 딸에게 죄를 지은 것 같아 견딜 수가 없었다. 그는 자신의 제자였던 당시 부산대 김인세 총장을 찾았다. 김 총장은 은사의 갑작스러운 방문에 깜짝 놀랐다. 사정을 들은 김 총장은 부산대 내 평생교육원에 어학원, 고시원 등 상업 시설을 넣어 이익이 나면 분양 계약자들에게 분양대금을 돌려줄 것이라고 구두로 약속했다. 하지만 김 총장은 2013년 12월 BTO 사업자로부터 억대의 뇌물을 받고 특혜를 준 혐의로 징역 5년, 추징금 1억4700만 원을 선고받았다. 구두 약속은 허공으로 날아가 버렸다.
A 씨는 2014년 숨을 거두면서 딸에게 미안한 마음에 차마 눈을 감지 못했다. A 씨는 죽은 뒤에도 부산대 의대에 실습용으로 자신의 몸을 기부할 정도로 모교를 사랑했지만, 딸은 부산대로 인해 화병이 났다.
B 씨는 "부산대만 생각하면 숨이 턱 막힌다. 노후 대책은커녕 그동안 모아놓은 노후자금을 모두 잃게 생겼다"면서 "그동안 효원이앤씨, 부산대와 싸우느라 만신창이가 됐다. 무엇보다 언제 이 문제가 해결될지 몰라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김진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