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대, 해지시 지급금 848억
- 내년도 교육부 예산서 끌어와
- 일부 떼내 분양대금 막을 계획
- 예산안 반영 실패로 물거품
- 대법원도 대주단 손 들어줄땐
- BTO 사업 해지로 계약 무효
- 130여명 임차인 돈 못받을 상황
- 임차인협 "학교 상대 법적대응"
부산대학교 효원굿플러스(현 NC백화점) 사태가 출구를 찾지 못한 채 8년 동안 장기 표류하고 있다. 2009년 2월 효원굿플러스 오픈부터 현재까지 130여 명의 분양 계약자들은 분양대금을 받지 못해 힘든 날을 보내고 있다. 효원 사태의 출구는 어디쯤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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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부산대 정문 앞 NC 백화점의 현재 모습. 김진룡 기자 |
■시작부터 깨진 장밋빛 전망
2006년 6월 부산대는 수익형 민자사업(BTO)을 대학의 새로운 수익 창출 수단으로 보고 사업에 뛰어들었다. 부산대는 입찰을 통해 선정된 BTO 민간 시행사 효원이앤씨와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2007년부터 효원이앤씨는 전국에 분양 광고를 내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BTO 사업은 민간이 건설하고 소유권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로 양도한 채 일정 기간 민간이 직접 운영하여 수익을 추구하는 민간투자사업 방식이다. 당시 효원이앤씨는 부산대에 경암체육관, 평생교육원 등을 건설해주고 30년간 무상으로 효원굿플러스 건물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효원이앤씨가 2009년 2월 효원굿플러스를 오픈했지만, 당시 건물 내 분양률은 70%를 밑돌았다. 게다가 같은 해 5월까지 분양 점포에 가게가 입점하지 않아 유령 쇼핑몰로 전락해갔다. 분양 계약자들은 오픈 3개월 만에 상가번영회를 조직했다. 상가번영회는 부산대에 교육-쇼핑을 연계해 자구책을 마련하자고 했다. 건물 내에서 문화사업을 펼쳐 고객을 모으고, 교직원의 상여금 일부도 효원굿플러스 상품권으로 지급됐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쇼핑몰은 활성화되지 않았다. 입점하려는 점포는 없고 장사가 안 되면서 분양자들은 건물 관리비(월 26만 원)도 제때 내지 못했다. 애초 효원이앤씨는 분양대금의 60%만 납부하고 40%는 연 8%의 이자로 은행 대출을 해 줬다. '초기 투자 부담은 줄이고 추후 임대분양대금은 돌려주니 안정적 투자처'라는 광고는 허상이었다. 대출금 이자와 건물 관리비로 매달 50~60만 원씩 쌓여갔다.
효원굿플러스의 몰락은 분양 계약자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로 돌아왔다. 30년 동안 금정구에 살았던 정모(69) 씨는 "'부산대'라는 이름만 보고 아내의 교통사고 사망위로금으로 받은 2억9000만 원을 투자했다가 결국 빚에 못 이겨 비닐하우스에서 홀로 지내고 있다"고 가슴을 쳤다. 유치원 원장이었던 박모(여·68) 씨는 "안정적 노후를 위해 분양을 받았다가 전 재산을 탕진했다. 자식에게 버림 받고 뇌졸중으로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며 눈물을 쏟았다.
■잔혹한 소송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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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3월 이전 효원굿플러스 모습. 국제신문 DB |
2011년 효원이앤씨의 구자봉 대표와 효원임차인연합회(옛 상가번영회)는 대형 유통업자(이랜드 리테일)에게 위탁운영을 맡길 것을 결정했다. 구 대표는 대신 분양대금 60%를 낸 회원들에게 연 8% 이자를 면제해주고 분양대금 100%를 낸 회원들에게는 연 2% 임대수익을 지급하기로 했다. 또 30년 뒤 돌려받는 분양대금을 10년 안에 돌려주겠다는 내용까지 포함해 약정서를 작성했다. 임차인연합회 실무진은 악몽 같은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회원들에게 일일이 동의를 받았다.
그러나 기대는 물거품으로 끝났다. 2012년 3월 NC백화점이 오픈했지만, 회원들에게 연 2% 임대수익은 돌아오지 않았다. 또 분양대금을 받을 길도 요원해졌다. 효원이앤씨가 대주단에 빌린 400억 원에 대한 이자 39억 원을 못내 대주단이 부산대와 효원이앤씨 간 BTO 계약을 해지 통보했기 때문이다. 대주단은 효원이앤씨가 원금과 이자를 못 갚으니 보충협약에 따라 부산대와 부산대 기성회가 439억 원을 대신 상환하라는 '해지 시 지급금 청구' 소송을 냈다. 이 소송에 따라 효원이앤씨의 모든 수익은 가압류됐다. 지난해 12월 2심까지 진행된 소송에서 '부산대 기성회는 제외하고 정부가 불어난 이자까지 합쳐 해지 시 지급금 848억 원을 대주단에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439억 원에서 연 이자 18%가 붙어 848억 원이 됐다.
대법원 판결이 남았지만, 대주단에 848억 원이 넘는 금액이 지급되면 사실상 분양 계약자들이 받을 수 있는 돈은 없다. 부산대도 사업 해지 시 지급금에 대한 의무를 다해 분양 계약자들에게 효원이앤씨를 대신해 돈을 내주지 않아도 된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 BTO 사업이 해지되면 2006년 시행사 계약 이후 체결된 모든 계약은 무효가 된다.
■효원 사태 출구는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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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일 부산대 넉넉한 터에서 효원임차인연합회 1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최상기 회장이 단상에서 삭발식을 하며 BTO 사업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
임차인연합회는 대법원 판결 전까지 부산대에 자구책 마련을 요구했다. 부산대는 대법원 판결 전까지 해지 시 지급금 848억 원을 2017년도 교육부 예산으로 마련해 대주단을 설득하려고 했다. 848억 원 중 이자율 조정을 통해 200여억 원을 돌려받아 임차인에게 주겠다는 복안이었다. 하지만 이달 초 확정된 내년도 예산안에 848억 원이 포함되지 않으면서 모든 게 물거품이 됐다. 현재 임차인연합회 130여 명이 받아야 하는 분양대금은 280여억 원이다.
서경환 임차인연합회 사무국장은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면 시행사 계약이 무효가 된다. 부산대가 NC백화점과 재계약하든지 새로운 유통업자와의 계약에 따라 발생하는 연간 임대료로 분양대금을 보전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런 요구가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부산대와 구 대표를 상대로 법적 대응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대는 대법원 판결 후 관리운영권을 넘겨받아 임대료를 받더라도 분양 계약자들에게 분양대금을 보전해줄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또 아직 대법원 판결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기에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 판결이 2018년도 예산안 마련 전까지 나오지 않으면 848억 원의 예산을 받아 다시 대주단을 설득해 볼 여지는 있다고 밝혔다.
※효원 굿플러스 사태 일지
2006년 6월
효원이앤씨·부산대학교 시행사 계약
2007년 2월
효원이앤씨 분양 시작
2009년 2월
효원굿플러스 오픈
2009년 5월
효원굿플러스 상가번영회 설립
2010년 10월
대주단, 효원이앤씨에 400억 원 대출
효원이앤씨와 부산대 보충협약 체결
2011년 5월
효원이앤씨와 이랜드 리테일(NC백화점) 위탁운영 계약 체결
2012년 3월
NC백화점 오픈
2012년 5월
대주단, 부산대에 효원이앤씨 첫 사업 해지 통보
2013년 3월
대주단, 정부와 부산대 기성회에 '해지 시 지급금 청구' 소송
2015년 12월
2심 '정부가 해지 시 지급금 연 이자 18% 더한 848억 원 대주단에 지급하라' 등 원고 일부 승소
2016년 11월
부산대, 2017년도 예산안 때 848억 원 마련 실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