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차장 진입위해 줄줄이 대기
- 정부는 건물 곧장 연결 제한

- 주요도로 설계속도 준수도 낮아
- 도심 체질개선 먼저 시행해야

지난 18일 오전 부산 금정구 중앙대로에 인접한 영화관 앞. 중앙대로에서 영화관 건물로 바로 연결된 주차장으로 들어가려고 차 한 대가 급하게 속도를 낮췄다. 주차장에 자리가 꽉 차 이미 차량 5대가량이 중앙대로 위에 줄을 서 있었다. 이 차량을 피하려고 다른 차량이 잇따라 차선을 변경하면서 인근에는 정체가 이어졌다.

중앙대로에 108개의 보조 간선도로와 골목 등이 연결돼 간선도로의 기능을 막고 있다.

이곳뿐만이 아니다. 계획도시가 아닌 부산의 간선도로는 시간이 지나면서 제 기능을 수행하기 어려운 기형적 형태로 변했다. 대표 간선도로인 중앙대로만 봐도 양쪽으로 뻗어 나간 보조 간선도로와 골목길 등이 무려 108개에 달한다.

국토교통부는 도로 설계 기준에 따라 간선도로에서 건물로 곧장 진입하는 '대지와의 연결'을 엄격히 제한하지만 부산 간선도로에선 백화점·아파트 지하주차장과 바로 통하는 길을 쉽게 볼 수 있다. 금정구청 등 일부 관공서도 간선도로에서 바로 건물 주차장으로 진입하게 돼 있어 점심시간이면 몰려든 민원인들로 중앙대로 차선 하나가 가득 찬다. 도로 설계 기준상 간선도로에 붙어 건물을 지을 때는 간선도로에서 벗어난 이면도로를 통해 건물에 진입하도록 하고 있다. 도심 주간선도로의 설계 속도도 시속 60~80㎞로 정해뒀지만 잘 지켜지지 않아, 도시고속도로 간선도로 이면도로 등 '위계'에 따른 차량 흐름이 이뤄지지 않는다. 또 주간선도로 위에는 노면주차도 불가능하지만, 관광버스나 대형 트레일러의 불법주차 문제는 고질병이 된 지 오래다.

익명을 요구한 부산의 한 대학 교수는 "제한속도 하향은 대심도 등 간선도로를 대처할 수 있는 시설이 생긴 이후에 해야 한다"며 "소통뿐 아니라 도로 위 안전을 위해 기형적 도심 간선도로의 체질 개선을 먼저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영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