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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때 쓰고 버린 준설선, 식수원 위협하는 오염원으로

낙동강 폐준설선 방치 논란

  •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
  •  |   입력 : 2016-12-25 18:50:38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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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2012년 낙동강 사업 투입
- 일감 없어진 일부 배 관리 부재
- 무리한 해체 기름유출 사고까지

- 관할부처 3곳 책임 떠넘기기
- 개인 소유물 구상권 청구도 난항
- 환경단체들 수질오염 등 반발

최근 낙동강 폐준설선에서 화재와 함께 기름이 유출돼 강을 오염시킨 사건을 계기로 낙동강 전체 준설선 운용과 처리를 둘러싸고 논란이 뜨겁다.
   
김해시 대동면 덕산리 임시계류장 앞 낙동강에 침몰돼 있는 폐준설선의 모습. 현재 낙동강에는 모두 4척의 폐준설선이 침몰돼있어 기름 유출 등 환경 및 수질오염이 크게 우려된다. 박동필 기자
하지만 준설선이 사유물인 데다 준설선 처리 업무도 부산지방국토관리청과 낙동강유역환경청, 지자체 등으로 흩어져 있어 원활한 업무처리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어 또 다른 준설선 기름유출 사고를 부를 수 있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한발 더 나아가 부산 경남지역 주민들의 식수원에서 준설선 가동 자체를 중지시켜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4대 강 사업 후 마구잡이 해체

   
지난달 9일 낙동강 한림면 시산리 낙동강 변에 있던 폐준설선의 해체과정에서 기름 20ℓ가 유출돼 주변 하천을 오염시키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나자 김해시는 흡착포를 이용해 배 주변의 오염원을 제거하고 배 안에 있던 기름을 빼내기도 했다. 시가 한 달 동안 사용한 흡착포만 30상자에 이를 정도였다.

선주 A 씨가 배를 해체한 뒤 고철로 팔려다 사고가 난 것으로 잠정 결론이 났지만 배 자체는 개인 소유물이어서 임시방편으로 기름 제거 작업을 했다는 것이다. 이 배는 여러 번 주인이 바뀐 후 고철로 팔기 위해 무리하게 해체 작업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해시는 업주를 불법 하천 점용 등의 혐의로 두 차례 사법당국에 고발 조치한 상태다. 또한 인부를 동원해 기름 제거작업을 한 비용에 대해서도 구상권을 청구 중이다. 200~300t 규모의 이 배는 2010~2012년 4대 강(낙동강) 사업에 투입돼 엄청난 양의 강바닥 모래를 퍼내 육지에 쌓는 일을 했다. 한때는 97대의 배가 낙동강 전역에서 모래 준설작업을 했지만 4대 강 사업이 끝난 뒤 정부의 준설선 구조조정 등으로 지금은 15척 정도로 줄어들었다.

4대 강 사업 이후 일감이 없어진 일부 배가 낙동강에 떠 있는 상태지만 경영난과 관리 부실이 겹쳐 이번처럼 마구잡이식으로 해체작업이 이뤄지다 기름을 유출하는 등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침몰선만 4척 또 다른 '뇌관'

문제는 현재 낙동강에 침몰된 준설만 4척에 달한다는 사실이다. 관리 부재 속에 방치됐다가 태풍 등을 만나 침몰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배는 기름 유출 등으로 인해 또 다른 환경재앙을 부를수 있다. 침몰선 가운데 H, S, Y호 등 3척은 부산지방국토청에서 만든 대동면 덕산리 임시계류장 앞 바다에 침몰돼 있다. 나머지 1척은 부산시 관할 서낙동강에 침몰돼 있다.

현장을 찾은 24일 오후 대동면 덕산리 임시계류장 앞에는 '영진'이라는 팻말이 붙은 고철선이 가라앉아 있었다. 뱃머리만 남긴 채 대부분 물에 잠긴 상태인 배 주변에는 오염 방지 펜스가 둘러쳐져 있었지만 기름 유출 등 사고가 발생하면 차단하기 힘들어 보였다.

이 배에서 상류 300m 지점에도 배 2척이 물에 잠긴 채 일부만 물 밖으로 선체를 내밀고 있었다. 이 배들은 선체에 녹이 심하게 슬어있어 또 다른 수질오염원이 되고 있었다. 임시계류장에 정박 중인 대영호 등 다른 배들도 대부분 장기간 작업을 하지 않은 탓에 녹이 심하게 슬어있었다.

정박 중인 준설선들도 일감이 없는 상태로 장기간 방치되고 있어 앞으로 태풍 등이 닥칠 경우 침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김해시 관계자는 "우선 침몰한 배를 강에서 꺼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꺼낸 후 비용을 해당 회사에 부담시키는 구상권을 청구해야 하는데, 배가 개인 소유물인데다 주인들도 제대로 협조하지 않아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관할 부처 삼원화… 뿔 난 환경단체

낙동강을 관할하는 국토부와 산하 부산지방국토관리청, 낙동강유역환경청, 김해시를 비롯한 지자체도 서로 책임을 미뤄 문제를 키우고 있다.

하천법상 부산국토청은 국가 하천 전체를 관리하고 있으며, 낙동강유역청은 수질 문제, 준설 인허가는 지자체로 삼원화돼 있어 준설선 처리를 주도할 등 주체가 분명치 않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 배는 사유물이어서 멋대로 옮기거나 폐기처분하기도 쉽지 않다. 부산지방국토청 관계자는 "우리가 전반적인 낙동강 관리 책임이 있지만 나머지 기관들에게 책임이 나뉘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책임 있는 기관 간 서로 협의를 하고 조율을 거치고 있어 적절한 대책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 폐준설선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하자 경남 부산 울산 대구 경북 60개 단체로 구성된 낙동강 경남네트워크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수질오염 차단을 위해 한림면 낙동강 변의 폐준설선을 즉각 옮기라고 요구했다.

경남네트워크 관계자는 "낙동강 물을 먹는 시민들의 건강은 아랑곳 하지않고 마구잡이식으로 준설선 해체 작업을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며 "폐준설선 부산물이 강 둔치에 널려있는 것은 관계기관이 낙동강 오염사고 방지에 대한 노력이 부족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성토했다. 이 단체는 앞으로 폐준설선 해체과정을 감시하는 한편 준설선 전량 폐기운동을 펼치기로 해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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