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에 생산직으로 입사한 2명의 근로자가 학력의 벽을 허물고 40년 만에 '기업의 별'인 임원이 돼 화제다.

현대중공업이 2017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학력의 벽을 없애고 새로 선임한 생산직 출신의 박삼호(왼쪽) 상무보와 김병호 상무보. 현대중공업 제공

현대중공업은 2017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생산직 박삼호(58)·김병호(59) 씨를 각각 상무보로 선임했다고 5일 밝혔다.

이들에 대한 파격적인 발탁인사는 조선과 해양플랜트 현장에서 이들이 쌓은 40여 년의 경험과 노하우가 생산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회복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 이뤄졌다. 또 항상 현장을 중시했던 정주영 창업자의 경영 정신 및 철학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라고 회사는 덧붙였다.

박 상무보는 직업전문학교에서 기술을 배워 18세 때인 1975년 현대중공업(당시 현대조선)에 입사했다. 이후 40년 이상 패널조립, 소조립, 대조립 등 선박 건조의 주요 공정을 담당하며 자타가 공인하는 선박 조립 분야의 최고 전문가가 됐다. 2015년에는 부서장 직책을 맡아 관리자 능력도 인정받았다. 그는 이번에 철판으로 선박 블록을 만드는 핵심 공정인 내업 부문 담당 임원으로 발탁됐다.

박 상무보는 "능력을 발휘하도록 더 큰 기회를 준 회사에 감사한다. 현장에서 쌓은 기술력과 노하우를 토대로 생산 품질 향상에 주력하고, 후배들을 가족처럼 생각하며 업무에 자긍심을 가지고 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상무보도 1975년 공업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입사했다. 40여 년간 다양한 해외 설치공사 현장을 경험하고, 각종 해양설비 제작에 참여한 해양 설치와 생산 분야의 베테랑이다. 2000년에는 울산과학대학교에 진학해 '주경야독'으로 전문학사를 취득했다. 올해 임원으로 승진하면서 회사 해양공사의 생산업무 전반을 지원하는 새 임무를 받았다.

김 상무보는 "실력이 있고 노력하면 얼마든지 인정받고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아 기쁘다. 생산직 후배들의 롤모델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고, 생산부서와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한발 앞선 지원업무를 펼칠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2015년 말 임원인사에서 고졸 출신 생산직을 처음 임원으로 발탁한 후 다양한 경험과 기술을 두루 갖춘 생산직의 임원 선임을 확대하고 있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