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공사·부산시 "연장운행 필요"
- 돌발상황 생겨 이·착륙 지연 땐
- 대체교통 제공·숙박비 등 부담
- 외국인 관광수입 창출에도 저해
# 주민 "더 이상은 양보 못해"
- 회항·결항 항공사 내부사정 탓
- 언제까지 소음피해 참아야 하나
- 시·항공사 잇속 챙기기에 울분
김해공항 확장을 앞두고 커퓨타임(Curfew Time·야간 항공기 운항 통제 시간) 축소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겁다. 정부가 가덕신공항 대신 24시간 운항이 불가능한 김해공항 확장을 선택하면서 부산시와 항공사는 급증하는 이용객에 대응하기 위해 커퓨타임 축소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소음시간대가 확대되면 공항 주변 주민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게 된다는 반발도 크다.
■밤 11시 부산 비행기 통금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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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부산 김해공항 상공에서 비행기 한 대가 강서구 일대 주거지를 비행하며 착륙을 준비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지난해 8월 4일 밤 10시59분께 부산 상공. 김해공항 관제탑에 착륙을 요청했던 아시아나항공 OZ8002편 여객기는 인천공항으로 기수를 돌려야 했다. 커퓨타임에 걸린다는 이유였다. 애초 여객기는 이날 밤 9시15분 제주공항에서 출발할 예정이었으나 연결편 지연 문제로 1시간가량 출발이 늦어졌다. 결국 김해공항에 내리지 못한 여객기는 24시간 운영하는 인천공항에 밤 11시37분 도착했다. 승객들은 항공사에서 제공하는 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가거나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어야 했다.
김해공항은 오전 6시부터 밤 11시까지 운영한다. 나머지 시간은 공항 인근 주민의 수면권 보장을 위해 이·착륙이 금지된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커퓨'가 여간 성가신 게 아니다. 기상이나 정비·연결편에서 예기치 않은 돌발상황이 발생해 출발이 늦어지면 이·착륙을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륙을 못해 다음날로 비행이 연기되면 전 승객에게 호텔을 제공해야 한다. 착륙을 못해 회항하는 경우에는 대체 교통편을 마련해 줘야 한다. A 항공사 측은 "커퓨타임으로 이·착륙을 못하거나 회항하는 사례가 한 번 발생하면 손해가 1000만 원가량 난다"고 말했다.
■김해공항 성장의 걸림돌
커퓨타임이 김해공항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건 분명하다. 8일 부산공항공사의 자료를 보면 최근 3년간 김해공항 이용 실적은 크게 늘었다. 2014년 1038만 명 이용에서 2015년 1238만 명으로 19.3%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 1490만 명으로 20.3%가 급증했다. 항공기 운항 편수도 2014년 7만8646편→2015년 8만7709편→지난해 9만9358편으로 해마다 10% 이상 늘고 있다.
하지만 김해공항은 커퓨타임에 슬롯(SLOT·시간당 활주로 이착륙 횟수) 부족까지 겹치면서 영남권 항공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연간 4000여 편의 항공기가 김해공항 운항을 희망했다가 거절한다. 이로 인한 2015~2025년 잠재적 수요자 2377만 명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역 관광수입 손실은 6조4892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부산시와 항공업계는 김해공항이 명실상부한 국제공항으로 성장하려면 커퓨타임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부산시는 30분이라도 비행 금지 시간을 줄이자고 주장한다. 커퓨타임 때문에 장거리 국제 노선 신설이 어려운 데다 커퓨타임 해제 시간에 항공기 이·착륙이 집중하는 탓에 이용객이 큰 불편을 겪고 있어서다. 한국공항공사 측도 주민 동의를 전제로 "오전 시간대 커퓨를 1시간(오전 6시→오전 5시)만 단축하면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연 1079억 원의 관광 수입이 창출된다"고 말했다.
■"또 우리가 피해 떠안나" 주민 반발
법적 소음 기준 75웨클 이상에 해당하는 김해공항 소음피해 지역 주민은 총 702가구다. 강서구에 649가구, 경남 김해에 53가구다. 주민들은 커퓨타임 축소에 대해 "더는 양보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한다. 이미 2008년 부산시 요구로 오전 7시~밤 10시인 운항 허용시간을 현재의 기준으로 2시간 연장에 동의했다는 것이다. 커퓨타임을 또 축소하자는 주장은 소음피해 지역 주민의 고통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주장한다.
주민들은 커퓨타임으로 회·결항이 속출하는 것은 커퓨타임을 지키지 못한 항공사의 책임이라고 주장한다. 백남규 김해공항소음피해지역 주민대표는 "지난해 제주공항 폭설 사태 때 일시적 커퓨 타임 해제에 합의했다. 하지만 특수상황을 제외한 나머지 회·결항은 무리한 운항 스케줄과 정비·연결 문제 등 항공사의 내부 사정 탓"이라며 "우리는 비행기 한 번 타보지 못하고, 평생 피해만 보고 살고 있다"고 울분을 터트렸다.
주민들은 또 항공사와 부산시에 대한 실망감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백 대표는 "2008년 커퓨타임 2시간 축소에 합의함으로써 항공사는 이용객과 운항 실적이 늘어 막대한 이익을 봤다. 하지만 소음피해지역 주민에게 용역회사 일자리 하나 준 것이 없으면서 또 축소를 얘기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김해는 김해공항 확장으로 인한 피해가 예상되자 벌써 주민·김해시·국회의원이 똘똘 뭉쳐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부산시는 주민의 피해만 강요하고 있다. 누구를 위한 시장인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
◇ 김해공항 연도별 수송실적 |
연도 |
운항편수 |
여행객수 |
2010년 |
6만3223편 |
817만 명 |
2011년 |
6만7313편 |
876만 명 |
2012년 |
7만2203편 |
920만 명 |
2013년 |
7만8432편 |
968만 명 |
2014년 |
7만8646편 |
1038만 명 |
2015년 |
8만7709편 |
1238만 명 |
2016년 |
9만9358편 |
1490만 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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