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장 상업 주거 복합단지로
- 특혜·아파트촌 전락 우려도

부산시가 일반공업지역으로 묶인 사상 스마트시티의 토지용도 변경 완화를 추진한다. 지주가 공장을 철거하고 상업·업무용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산업구조 재편을 위해 특혜를 주는 셈이다. 그러나 제조업 중심지를 주거단지로 전락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부산시는 산업집적 활성화 및 공장 설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43조 2항의 개정을 정부에 건의했다고 8일 밝혔다. 또 연말까지 사상 스마트시티의 토지용도를 일반공업지역에서 준공업·주거·상업·업무지구로 세분화하는 토지관리계획도 수립할 계획이다.

산업집적법 43조 2항은 '산업단지 관리권자가 토지용도별 구역을 변경하는 경우 지주로부터 지가차액의 100분의 50 이상을 현물(토지)로 기부' 받도록 개발이익 공유제를 명시하고 있다. 시는 기부 규모를 100분의 50 이하로 완화시켜 줄 것과 현물 대신 현금을 받을 수 있도록 개정을 건의했다.

시행령 개정과 토지관리계획이 수립되면 사상 스마트시티 지주들이 적극적으로 업종 전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가령 일반공업지역을 주거·상가시설을 지을 수 있는 산업지원용지로 변경하면 3.3㎡당 100만 원 이상 땅값이 오를 전망이다. 기존 시행령에 따르면 3.3㎡당 50만 원 이상을 현물로 시에 기부해야 하지만 개정안이 통과되면 50만 원 이하를 현금으로 내면 된다.

기부금 축소는 지주들에게는 상당한 인센티브가 될 수 있다. 사상 스마트시티에는 2700여 개사가 입주해 있는데, 토지용도 변경이 쉬워지면 상당수의 공장이 상가·주거시설이나 업무용 오피스텔·아파트형 공장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이를 통해 주거시설이 거의 없어 밤이 되면 유령도시로 변하는 스마트시티에 사람이 살고 업무시설에 첨단·무공해 기업이 입주해 산업단지 고도화가 이뤄질 것으로 시는 내다보고 있다.

임경모 사상스마트시티추진과장은 "스마트시티를 첨단산업이 입주한 제2의 센텀시티처럼 키우려면 산업구조 재편이 필요하다"면서 "용도 변경에 따른 기부금은 인프라 개선에 재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스마트시티는 이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투기를 차단할 수 있다. 편법을 막기 위해 다양한 장치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반대로 부산경실련 이훈전 사무처장은 "용도 변경에 기부금 규모까지 낮추는 것은 엄청난 특혜"라며 "최악의 경우 스마트시티가 아파트 단지로 변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처장은 또 "영세 제조업체가 이전할 수 있는 대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