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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텔링] "14년 쉬지않고 일했는데 1년차 대우"

도시철도 미화원 농성 왜

  •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  |   입력 : 2017-01-12 22:45:08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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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 재계약 탓 근속 연수 안 쌓여
- 임금 같고 안 오르는 것 참았는데

- 다대선 영향 용역업체 바뀌면
- 작년 생긴 연차 휴가마저 없어져

- "무단침입" 교통공사에 신고당해

1000여 명인 부산지하철 청소 노동자가 화났다. 1년 단위로 계약을 하다 보니 30년 일해도 1년 차 대우를 받기 때문이다. 오는 4월 부산교통공사가 새 청소용역업체를 선정하면 쫓겨나거나 다시 1년 계약을 해야 한다. 12일 서면역에서 농성 중인 미화원들을 만났다.
   
12일 오후 부산지하철 미화원들이 서면역 대합실에서 근무연수에 따른 연차 보장 등을 요구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 임경호 프리랜서 limkh627@kookje.co.kr
"전동차 청소 일을 한 14년 동안 딸·엄마·며느리 노릇을 한 적이 없어요." 오후 1시 서면역 대합실. 부산지하철 청소노동자 김해숙(여·55) 씨는 눈물을 보였다. 365일 주야간 교대 근무하느라 집안 대소사를 챙긴 적이 없다고 했다. 남들이 다 챙기는 시부모나 친정부모의 생일도 못 챙겼다. 아들과 딸의 입학식·졸업식에는 가본 적이 없다. 매일 반복되는 교대업무에 치여 부모·자식에게 해준 게 없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뿐이다.

그래도 지금까지 불평 한 번 안 했다. 1년 단위로 재계약을 반복하는 비정규직의 서러움도 '팔자'려니 생각했다. 정부가 보장한 시중노임단가(2016년 8209원) 대신 최저임금(6030원)을 받는 부당함도 감수했다.

그런 김 씨가 화났다. 부산교통공사가 오는 4월 다대선 개통을 전후해 새로운 청소업체를 선정하기 때문이다. 김 씨가 계속 일하려면 새 업체와 계약해야 한다. 그러면 다시 1년 차가 된다. 연차도 사라진다. 지금까지 그랬다.

김 씨는 지난해 처음으로 연차라는 걸 써봤다. 미화원들이 '서비스노조'를 만들어 용역업체와 끈질긴 협상을 한 덕분이다. 14년 근무한 김 씨는 무려 6일의 연차를 쓸 기회가 생겼다. 그러자 삶이 바뀌었다. 김 씨는 2015년 발등의 뼈를 깎는 첫 수술을 했다. 당시에는 자신 대신 일해줄 동료를 찾아야 했다. 지난해 2차 수술 때는 연차를 내 마음 편하게 수술을 받았다. 김 씨는 "연차가 없어지면 아파도 나 대신 일해줄 사람을 찾아 놓고 쉬어야 한다. 임금 인상은 나에게는 사치다. 아플 때 하루라도 휴가를 써봤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하소연했다.

김 씨는 지난 3일부터 동료들과 함께 부산진구 범천동 부산교통공사를 찾았다. 원청인 부산교통공사가 근속 연수에 따른 연차와 시중노임단가 적용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교통공사는 철문을 닫고 그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청소노동자들이 무단침입했다며 경찰에 신고도 했다.

김 씨는 "국회 사무처가 비정규직 청소노동자 203명을 최근 정규직으로 고용했다는 뉴스를 봤다. 우리에게는 꿈 같은 이야기"라면서 "1년 차 임금을 받는 것은 참을 수 있다. 용역업체가 바뀌더라도 근속 연수에 따른 연차만은 제발 보장해 달라"고 하소연했다.

부산교통공사 측은 "청소노동자들은 용역업체 소속이다. 요구사항이 있으면 용역업체를 찾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비정규직의 직접 고용은 재정적으로 불가능하다. 청소뿐 아니라 기술직 등 용역업체가 많다"고 덧붙였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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