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을 자주 이용하는 고재웅(48) 씨는 16일 오전 부산 김해국제공항으로 입국한 후 수하물을 가져가려고 기다리다가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올랐다. 30분을 기다려도 화물이 나오지 않았다. 화물을 기다리는 사람은 줄지 않고 콩나물시루처럼 붐볐다. 입국장 화물 대기장이 승객으로 넘쳐나면서 카트조차 제대로 움직일 수 없었다. 화물을 찾아 나가려는 사람과 자기 짐을 찾으려고 기다리는 사람이 엉키면서 마치 도떼기시장을 방불케 했다. 고 씨는 50분을 기다려서야 짐을 찾을 수 있었다. 고 씨는 "좁은 장소에 사람이 몰리면서 여성 화장실 앞에는 길게 줄을 선 여성들로 장사진을 이뤘다"며 "도데체 부산시와 정부는 뭐하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4개 있던 화물 찾는 설비 중 한 곳을 수리하면서 이 같은 정체는 더욱 악화된 것 같다고 고 씨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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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수많은 승객이 화물을 찾기 위해 몰려 있다. 독자 고재웅 씨 제공 |
입국장보다 사정은 나은 편이지만 출국장 역시 항공기 출발이 많은 오전이면 공항은 그야말로 북새통이다. 이 때문에 늦게 공항에 도착한 일부 승객이 항공기를 타지 못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서비스로 경쟁해야 할 국제공항이 계속해서 이렇게 유지된다면 관광객이 다시는 김해공항을 찾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지역 한 사립대 김모(56) 교수는 "출국 심사가 지체돼 일부 승객이 탑승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한다는 말을 최근 공항 관계자에게서 들었다. 이같은 포화를 예상하지 못한 정부와 부산시의 무능으로 이용객이 불편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항공사 관계자 역시 "최근 승객이 급증하면서 일부 승객 중에서는 제 시간에 탑승하지 못하는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2026년 김해공항을 확장할 계획을 세웠지만 그동안 발생하는 극심한 불편에 대한 대책은 전무한 편이다. 공항 이용객에 나쁜 이미지를 심어주고 확장 개업해봤자 해당 공항을 찾을 관광객이 몇이나 있을지 의문이다.
서병수 부산시장도 이 같은 사정을 알고 최근 열린 새해 업무보고에서 김해공항 확장을 1년 앞당기기로 했다. 2026년 완공될 사업을 2025년 끝내기로 의견을 모았다.
김해국제공항은 오는 7월까지 예비타당성 조사를 끝낸 후 10월부터 1년 3개월간 기본계획 수립과 고시에 들어간다. 이렇게 되면 2021년 7월까지 실시설계를 끝낼 예정이다.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되면 2021년 9월 착공해 2026년 완공한다.
하지만 이 같은 정부안에 부산시가 단축안을 제시하면서 확장 사업이 빨리 진행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의 계획을 보면 예비타당성 조사를 1년에서 6개월로, 기본계획 역시 1년 3개월에서 1년으로, 설계는 2년 3개월에서 2년으로 단축하면 총 1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전문가는 공항 확장 이전이라도 이 같은 불편을 해소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