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사, 정규직 감축 고집

- 연 2000억 이상 적자 주요인
- 노인 무임승차·환승 손실과
- 전국서 가장 높은 연봉 부담
- 아웃소싱 대체로 체질 개선

# 다대선 인력충원 논란

- 다른 노선 100명 빼내 투입 계획
- 노조·시민단체 "부실철" 반발
- 공사 "수도권보다 안전사고 적어"

도시철도 건설·운영기관인 부산교통공사의 임직원은 3800여 명이다. 본사를 부산에 둔 기업 가운데 가장 많다. 지난해 주요 기업이 불황 여파로 채용 인원을 줄였을 때도 200명을 뽑아 구직자들에게 한 줄기 빛이 됐다. 그러나 부산교통공사가 19일 내놓은 '재창조 프로젝트'가 본격 시행되면 앞으로 10년간 평균 연봉 7100만 원의 고급 일자리 1000개가 줄어든다. "청년 일자리 창출 정책에 역행하는 것은 물론 경영 실패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한다"는 부산지하철노조의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반면 사측은 "생존을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주장한다.

민간에 위탁될 4호선 부산교통공사가 19일 도시철도 4호선 운영을 민간에 위탁한다는 계획을 발표해 지하철노조와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4호선 석대역. 국제신문 DB

■ "적자 타개책, 인력 감축뿐"

교통공사의 연간 수입은 3000억 원인데 지출은 5000억 원대이다. 지난해 적자는 2080억 원이었다. 그동안 적자분은 부산시가 세금으로 보전했다. 올해는 노후화된 시설 현대화와 통상임금 부담으로 적자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돼 정규직 감축이 필요하다는 게 사측의 입장이다. 또 "매년 인건비가 450억 원이 늘어 올해는 3244억 원의 적자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왜 매년 2000억 원의 이상의 적자가 발생할까. 연간 1200억 원에 달하는 65세 이상 무임승차 운임손실분과 300억 원대의 환승손실분이 가장 큰 이유다. 연간 노후 설비 유지·보수 비용도 1000억 원이 넘는다.

높은 인건비도 무시할 수 없다. 2015년 기준 평균임금은 7100만 원으로 서울메트로(6400만 원) 인천(6000만 원) 대구(5500만 원)보다 700만~1600만 원 많다. 사측은 "전체 지출액 5175억 원 중 인건비가 64%(3296억 원)로 경영 악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 자체 수입으로 인건비 충당이 힘든데, 인건비는 동종기관 중 가장 많다. 적자 구조를 탈피할 현실적인 대안이 인건비를 줄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정규직 일자리는 줄어들지만 아웃소싱을 통해 일자리 수는 그대로 유지된다. 일부 직종은 일정 규모의 정규직을 채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 노조 등 "안전 위협" 반발

노조는 구조조정 계획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부산지하철노조 남원철 사무국장은 "적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65세 이상 무임승차분은 국가가 복지 차원에서 책임져야 한다. 대중교통 환승에 따른 손실분 역시 부산시가 부담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노사의 의견 차이는 올해 4월 개통하는 도시철도 1호선 다대선 인력 운영 계획을 보면 명확하게 드러난다. 양측은 다대선 운영을 위해서는 180명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 문제는 숫자가 아니라 충원 방식과 질이다. 사측은 인력 재배치를 통해 기존 인력을 다대선으로 돌리고 나머지 모자라는 인력은 비정규직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노조는 전원 정규직 신규 채용을 요구한다. 기존 노선에서 100명이 넘는 인원을 빼내면 노동강도가 높아져 도시철도 운영 시스템이 흔들리고 안전사고 위험이 커진다는 것이다. 남 사무국장은 "경영진이 져야 할 재정 적자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막무가내식 아웃소싱은 퇴직 간부들의 노후 보장용 프로젝트가 될 우려도 크다"고 지적했다.

부산참여자치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은 "나쁜 일자리 창조와 도시철도를 안전 사각지대로 만드는 '부실철 프로젝트'에 불과하다. 교통공사는 공공성과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전문성을 강화해 도시철도 운영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지난해 부산도시철도의 안전사고는 3건으로, 수도권 평균 9건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시스템 자동화로 전문성이 불필요한 분야의 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의미이다. 시민 안전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반박했다.


※도시철도 운영기관 평균 연봉 ( 2015년 기준 )

7100만 원- 부산교통공사

6400만 원- 서울메트로

6000만 원- 인천

5500만 원- 대구

장호정 김진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