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급사 보상기준 마련못해
- 기장군, 정부에 지원 촉구
지난 9일 발생한 부산 기장군 정관신도시 '블랙아웃'(대규모 정전) 사태로 수백억 원대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정관신도시에 전기를 공급하는 부산정관에너지의 약관에 현물보상 근거가 없고 자본도 잠식된 상태라고 주장해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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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부산 기장군 정관읍사무소에 마련된 '정관신도시 정전 피해 신고 상황실'에서 오규석(오른쪽) 기장군수가 정전 피해를 본 주민들에게 보상 과정과 재발 방지 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임경호 프리랜서 limkh627@kookje.co.kr |
기장군이 10일 정관읍사무소 2층에 정전 피해 신고 상황실을 설치하자 오전부터 주민들이 몰려들어 길게 줄을 섰다. 주로 정전으로 영업을 포기한 상가 업주가 많았다. 한 횟집 상인은 정전으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고 신고했다. 기장군은 실제 피해액이 시간이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오규석 기장군수는 "눈에 보이는 피해액만 수백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관에너지 측은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보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도 피해 회복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정관에너지 측은 아직 제대로 된 피해 보상 기준도 만들지 못한 상태다. 약관에 전기료 감면을 제외한 현물보상 내용이 없는 데다 전국적으로도 지난 9일처럼 특정 지역의 블랙아웃이 장기간 발생한 사례도 없었기 때문이다.
정관에너지에 따르면 한 달 전기요금이 5만 원가량인 가구는 13%에 해당하는 6696원 정도의 정전 피해 보상을 받게 된다. 정관에너지의 약관을 보면 전력 공급중지 또는 사용제한이 2시간을 초과하면 정전시간 전기요금의 10배를 최고 보상 한도액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약관에 따라 2월 전기요금 5만 원÷28(일)÷24(시간)×9(정전시간)×10(최고 보상한도)을 하면 6696원이 산출된다.
반면 정관신도시 주민들은 정전에 따른 실질적인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기가 공급되지 않아 냉장고 음식이 상하거나 영업을 중단해 매출 손실을 본 상가가 많기 때문이다.
김정아(여·41) 씨는 "온종일 정전된 탓에 음식이 상해 모두 버렸다. 너무 추워서 친척 집에 가 있었는데 교통비와 정신적 피해 보상도 당연히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45) 씨는 "9시간 동안 영업을 하지 못해 100만 원대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 정전 사태의 책임자가 당연히 전액을 물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관에너지 측은 이날 정관읍사무소에서 열린 기장군 이장단 회의에서 "전기요금을 제외한 보상 부분은 현재 내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자본금이 2900억 원인데 현재 적자가 1000억 원에 달하는 자본 잠식 상태"라고 경영상 어려움을 호소했다가 이장들로부터 "책임을 회피하느냐"는 항의를 받았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