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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 낙인에 오갈데 없어…44년 낡은시설 개선도 '아득'

부산구치소 이전·신축

  • 국제신문
  •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
  •  |  입력 : 2017-02-12 19:40:59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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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회동동 이전 무산 이어
- 강서구 화전동 구치소 건립 추진
- 명지동 통합 교정시설 잇단 제동
- 작년 감전동 신축안도 반발 직면

- 혐오시설 인식한 지역 이기주의
- 부산시 경직된 행정도 표류 한몫

- "꼭 필요한 시설 대승적 접근해야"

부산구치소 이전 신축이 또다시 표류하고 있다. 부산 사상구 주례동 부산구치소는 1973년 지어져 이전이 시급하지만, 혐오시설인 탓에 번번이 주민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부산시와 법무부도 금정구 회동동, 강서구 화전동·명지국제신도시, 사상구 감전동 등으로 이전 지역 변경을 계속하며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치인의 지역 이기주의와 부산시의 경직된 행정으로 주민 반발만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전 문제로 또다시 갈등을 빚고 있는 부산 사상구 주례동 부산구치소 전경. 1973년 건립돼 노후화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임경호 프리랜서 limkh627@kookje.co.kr
■시 "감전동 이전", 주민은 "안돼"

서병수 부산시장은 지난해 11월 기자회견을 통해 서부산권 균형발전 주요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서부산청사, 서부산의료원 등 굵직한 개발 사업이 포함됐다. 혐오시설로 간주되며 행보가 주목됐던 부산구치소는 사상구 감전동으로 결정됐다. 시는 총 사업비 1735억 원을 투입해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분뇨처리장인 감전동 위생사업소로 부산구치소를 이전할 계획이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위생사업소를 지하화하고 남은 5만1950㎡에 구치소 8층 건물 5~6개 동을 세운다는 계획이다.
주민들은 즉각 반발했다. 지난해 12월 말 법무부 주최로 부산구치소에서 열린 주민 설명회와 지난 2일 송숙희 사상구청장의 엄궁동 순방에서도 고성이 터져 나왔다. 엄궁동 향우회와 부녀회는 구치소 이전 반대 내용을 담은 현수막을 아파트 곳곳에 내걸었고, 학부형들도 전단지를 배포하며 반대 행렬에 가세했다. 전수덕 엄궁동 주민자치위원장은 "느닷없고 일방적인 이전 계획이 나왔다. 부산시가 계획을 변경하지 않으면 강력한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엄궁롯데캐슬리버 이미경 부녀회장도 "주민 반발이 불 보듯 뻔한데 강서구 화전동을 두고 왜 주거지로 오는지 모르겠다"며 "아이들 교육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전 지역 주소는 감전동이지만, 실제로는 엄궁동 주거지와 인접해 있다. 500m 거리에 학진초등학교·엄궁중학교와 엄궁아파트 럭키아파트 등이 몰려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미래는 불투명한 것이지만, 여러 관계기관의 협의를 거쳐 감전동 부지가 최적지라는 판단을 내렸다"며 "지금은 주민이 반발하고 있지만 향후 10년을 내다보면 주민 입장에서도 손해보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전 후보지 '금정→강서→사상'

부산구치소 이전은 지역 사회의 뜨거운 감자였다. 구치소 신축이 시급한 것은 모두 공감하지만, 교정시설을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주민들은 없었다. 애초에 시는 2005년 부산구치소를 금정구 회동동으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금정구 주민의 즉각적인 반발에 부딪혔고, 결국 무산됐다.

그러자 시는 2년 후 강서구 화전동 28만 ㎡ 부지에 구치소를 옮기겠다고 발표했다. 2007년 4월 법무부와 양해각서도 체결하고, 2011년 국토교통부에 그린벨트 관리 계획 변경 승인도 받았다. 도시관리계획을 변경해 해당 부지를 '교정시설'로 지정했고, 전체 부지 중 3분의 1가량은 평탄화 작업도 완료했다.

하지만 화전동은 법무부가 뒤늦게 반대에 나섰다. 공장 지역에 교정시설을 지으면 수감자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논리였다. 이에 시는 2012년 명지동으로 이전 지역을 또다시 변경했다. 부산지법 서부지원과 부산지검 서부지청 등 서부산 법조타운 부지가 명지국제신도시로 확정됨에 따라 통합 교정시설로 건립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번에는 사업시행자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반대했다. 대규모 주거시설이 들어설 곳에 구치소가 오면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였다. 현재 명지신도시에는 서부지원과 서부지청 공사가 막바지 단계다.

■정치인 '지역구 안돼', 시 '경직 행정'

강서구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김도읍 의원은 국회 예결위와 법사위에서 활동하며 부산구치소 강서구 이전을 온몸으로 막아왔다. 시가 지난해 12월 화전동의 옛 구치소 부지를 버스공영차고지로 변경하자, 김 의원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김도읍 의원이 통합교정시설을 막아섰고, 이번 결정으로 10여 년간 이어졌던 통합교정시설 이전 문제가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정치인들의 이기주의와 시의 경직된 행정으로 지역에 꼭 필요한 구치소 이전 작업이 수년째 표류 중이라고 지적했다. 교정시설(구치소·교도소)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이 극심하기 때문에 애초 이들 시설을 법원·검찰청사 등의 서부산 법조타운과 하나의 공간에 묶는 패키지 이전을 밀고 나갔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성대 강동진(도시공학과) 교수는 "법조타운과 함께 명지국제신도시로 갔어야 주민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었는데 그 기회를 날려 안타깝다"며 "교정 시설은 지역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시설이기 때문에 부산이라는 큰 틀에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

◇ 부산구치소 이전 추진 경과

1973년  

부산시 서구에서 사상구 주례동으로 이전 신축

2005년  7월

부산시, 금정구 회동동 이전 추진→주민 반발로 무산 

2007년  4월

부산시-법무부, 강서구 화전동 이전 합의 및 MOU

2011년  1월

국토부, 화전동 부지 그린벨트 변경 승인 

2011년  2월

부산시, 화전동 부지 교정시설로 도시관리계획 결정→법무부 반발로 무산

2012년  5월

부산시,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로 이전 추진→LH·김도읍 의원 반발로 무산

2016년  11월

부산시, 사상구 감전동으로 이전 계획 발표→주민 반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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