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위기 딛고 부활
- 민주 文 전 대표와 성향 정반대
- 족쇄 풀리며 보수 대안으로
- 구심점 없는 범여도 흥행 기대
# 세몰이 행보 시작
- 곧 부산·울산 찾아 민심 나들이
- PK 대표 이미지 부각 나설 듯
# 수위·속도는 고민
- 당원권 정지 등 당내 상황 고려
- "경선참여" 여론 커지길 기다려
"보수세력의 대안을 노린다."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앞으로 행보가 주목된다. 정치생명을 위기로 몰고 갔던 '성완종 리스트'란 족쇄에서 풀려서이다. 홍 지사는 16일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정치 행보의 최대 걸림돌이 제거된 셈이다. 이에 따라 홍 지사는 그동안 자제했던 대권 행보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구심점을 잃은 보수층의 세 결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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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16일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서울고등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
■ "보수와 진보 '아이콘' 구도를"
홍 지사는 2015년 신년 기자간담회 당시 "천천히 대권 준비를 하겠다"고 밝히며 대권 도전을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이후 대권 도전을 포기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 대신 도지사 3선 도전으로 정치행보를 바꾸는 듯했다.
하지만 항소심 무죄 선고로 상황은 급변했다. 게다가 탄핵정국 이후 정치 지형 역시 홍 지사의 정치노선 변경에 영향을 주고 있다. 범여권 대선 주자들의 지지율이 바닥인 데다, 보수세력을 끌어모을 구심점도 없다. 특히 홍 지사의 정치적 성향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정반대란 점은 보수세력에 구미가 당기는 대목이다. 지난 8, 9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MBN·매일경제의 조사 의뢰로 진행한 자유한국당 대선 주자 적합도 조사 결과는 이러한 보수층의 정서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홍 지사는 이번 조사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27.4%)에 이어 2위(8%)를 차지했다.
이런 상황에서 홍 지사가 무죄를 선고받자 보수세력 대안의 하나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홍 지사는 도지사 3선 도전 대신 대권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보수의 아이콘'이라는 이미지 심기에 매진할 가능성이 크다.
■ PK 집중 공략, 대표 이미지 부각
홍 지사는 부산과 울산을 겨냥한 행보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부산과 울산을 방문해 지역과 정치 현안과 관련한 메시지를 시민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이는 정치 지형이 '영남=보수' '호남=진보'란 구도로 나눠진 것을 고려한 것이다. 문 전 대표를 비롯한 야권의 대선 주자들은 호남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본선에 오르기 힘들다. PK 출신인 문 전 대표도 호남에 적극적인 구애를 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이에 홍 지사 측은 역으로 PK를 공략해 대표 주자로 나서는 전략을 구상 중이다. 경남도가 함양 문정댐(일명 지리산댐)을 건설해 부산과 울산에 식수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 역시 이런 구상과 무관하지 않다.
■ 대권 행보 속도·수위 조절 전망
여당인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는 경선 흥행을 위해 홍 지사가 등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차주목 한국당 경남도당 사무처장은 "홍 지사가 무죄를 선고받아 대선 후보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강남훈 도 공보특별보좌관은 "경남 도정에 전념하고, 더 열심히 일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당장은 대권 행보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겠다는 의미다. 대권 행보의 수위와 속도는 상황을 보며 조절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한국당 내부 상황을 고려한 측면이 강하다. 현재 홍 지사는 당원권이 정지된 상태다. 게다가 여권 대선 주자의 지지율이 저조하다. 황 권한대행은 실제 출마할지도 불투명하다. 따라서 홍 지사 측은 홍 지사를 경선에 참여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보수층에서 비등해질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의도다.
야권에서는 아쉬움을 표시했다. 정영훈 민주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상당히 아쉽다"고 말했다. 여영국 정의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이번 판결은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법리적 판단이지, 홍준표 도정의 잘못된 부분에 대한 면죄부가 아니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홍 지사가 입지를 강화하려 한다면 경남 도민과의 갈등은 더 커진다"고 날을 세웠다. 전진숙 홍준표 주민소환운동본부 대표는 "대권을 노린다는 소문이 들리는데, 도민과 국민이 응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순백 정옥재 기자 sbju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