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차례 걸쳐 수백만 원 '황제관광'
- 알선 사이트 실명인증으로 덜미
- 3급 땅투기 의혹 겹쳐 '뒤숭숭'

땅 투기 의혹에 성매매까지….

부산시가 패닉 상태에 빠졌다. 3급 공무원의 '땅 투기 의혹' 파문이 가라앉기도 전에 경찰이 공기업 직원 2명의 해외 성매매 의혹 수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23일 부산시와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부산환경공단 소속 A 씨와 B 씨가 필리핀에서 원정 성매매를 한 혐의(성매매 알선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로부터 '기관 통보'를 받은 부산시는 지난 14일 두 사람을 직위해제했다.

경찰에 따르면 두 사람은 지난해 9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필리핀 마닐라를 찾아 일명 '황제 관광'을 즐겼다. 두 사람은 낮에는 골프를 즐기고 밤에는 현지 여성과 성매매를 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A·B 씨는 인터넷의 한 '황제 관광' 알선 사이트에 실명 인증을 한 탓에 덜미가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B 씨가 지난해 9월 3박 5일간 필리핀을 방문했을 때는 각가 350만 원을, 두 번째 2박 4일 방문했을 때는 250만 원을 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두 사람 외에도 의사·변호사를 비롯한 사회지도층 인사 수십 명에 대해 같은 혐의로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시 감사관실도 최근 이런 소문을 접하고 A·B 씨에게 진위를 추궁했다. 두 사람은 감사관실 조사에서 "성매매를 한 사실이 전혀 없다. 퇴직 이후 필리핀으로 이민가기 위해 현장 답사를 했을 뿐"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창원지검 수사과는 지난 15일 부산시 3급 공무원 A 씨의 땅투기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A 씨의 자택과 부산시 도시계획과·시설계획과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행정직인 A 씨가 2012년께 부산시 사무관으로 재직하면서 강서구 대저1동 내 4000여㎡를 9억여 원에 매입해 2015년 41억여 원에 매각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 측은 "주말 농장 개념으로 땅을 구입했을 뿐 투기는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최근 불미스러운 일이 겹치자 지난 18일 부산 북구 금곡동 인재개발원에서 4급 이상 공무원과 공기업 임원 220여 명이 불러 모아 청렴시정 다짐 워크숍을 열었다. 당시 서 시장은"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관리하겠다. 비리가 재발하면 일벌백계하겠다. 가혹할 만큼 책임을 묻겠다"고 덧붙였다. 서 시장이 엄포를 놓은 지 불과 5일 만에 성매매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