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반인상 합의 깬 건 부산시"
- 부산시, 내달 물가대책위 소집
- 부정적 여론 많아 통과 미지수
- 양측 씨름에 적자만 혈세 보전
부산도시철도 요금이 경남 김해시 때문에 인상될 처지에 놓였다. 김해시가 부산·김해 경전철(사진) 요금 인상의 전제 조건으로 부산도시철도 요금 인상을 요구한 탓이다. 민간이 건설한 부산·김해 경전철의 운영 적자분은 매년 부산시와 김해시가 혈세로 보전한다.
김해시는 지난 24일 경전철 요금 100원 인상 심의를 위해 소비자정책심의위원회를 열려다 무기한 연기했다. 지난달 24일에 이어 두 번째 연기다.
김해시는 "부산시가 도시철도 요금을 인상하지 않으면 경전철 요금 인상이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경전철 요금(성인 1구간 1200원)이 100원 오르면 도시철도 요금(1구간 1200원)보다 더 비싸게 돼 김해시민의 반발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김해시는 26일 "처음부터 도시철도 요금과 함께 인상하자고 합의했는데 부산시가 이행하지 않았다"면서 "도시철도 요금 인상이 확정되면 경전철 요금 인상을 심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부산시도 지난해 12월 경전철과 도시철도 요금 100원 인상안을 물가대책위원회에 상정했다. 당시 물가대책위는 대중교통 이용객의 부담을 고려해 경전철 요금은 100원 올리는 대신 도시철도 요금 인상안은 부결시켰다. 경전철과 도시철도 요금 동반 인상이 실패하자 부산시는 김해시와 조율없이 경전철 요금 인상 시행 시기를 '2017년 2월 1일'로 발표했다.
결국 부산시는 경전철 요금을 올리기 위해 도시철도 요금을 인상해야 하는 황당한 상황에 처했다. 실제 부산시는 지난 21일 도시철도 요금 인상안을 재상정하려고 물가대책위원회를 개최하려다 일정상 무산되자 다음 달 물가대책위원회를 재소집할 계획이다. 하지만 통과된다는 보장도 없다. 부산시의원과 학계·소비자시민단체로 구성된 물가대책위원 상당수가 "최악의 불황을 고려해야 한다"며 인상에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부산시 이준승 교통국장은 "김해시가 경전철과 도시철도의 요금 인상을 연계하는 바람이 일이 엉클어졌다. 그동안 협의를 했지만 진전이 없었다"고 말했다. 반면 김해시는 "경전철과 도시철도 요금이 같은데 경전철만 오르면 환승요금 체계도 손 봐야 한다. 약속을 어긴 쪽은 부산시 아니냐"고 반박했다.
경전철의 승객은 하루 평균 5만 명대로 건설 당시 예상 승객(21만1000명)보다 턱없이 적다. 승객이 적어 발생한 적자분(최소운영수입·MRG) 분담 비율은 김해시가 64%로 부산시(36%)보다 높다. 승객 수가 현재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두 자치단체가 20년간 사업자에게 지급해야 할 MRG는 1조8000억 원에 달한다. 김해시와 부산시는 지난해까지 각각 1186억 원과 700억원 가량을 MRG에 쏟아 부었다.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