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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득의 부산항 이야기 <64> 관부연락선과 3·1운동 불씨

독립선언서 기모노에 숨겨와 전파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7-03-05 19:58:46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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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모노세키 해상철도
- 일본의 대륙진출 위해 개설
- 40년 동안 3000만 명 수송
- 유학생 귀국 후 해방운동 번져

20세기 초 러·일전쟁을 승리로 이끈 일본은 동아시아의 패권국가임을 자임하듯 대국주의와 팽창주의의 길로 들어섰다. 때마침 1905년 경부선이 개통되자 일본은 최초로 대한해협에 국제 정기항로선을 개설했다. 일본 시모노세키와 부산을 잇는 소위 관부연락선(關釜連絡船)이었다. 즉 일본 열도 산양선과 조선의 경부선을 연결시키기 위해 중간에 선박을 띄워 대륙진출을 위한 물적·인적 수송수단을 독단적으로 강구해 나갔던 것이다.
1922년 4월 22일 영친왕 가족이 조국을 찾을 때 타고 왔던 신라환(新羅丸·3024t). 이 배는 1945년 5월 25일 태평양전쟁 당시 어뢰에 접촉돼 침몰됐다.
물론 개항 이후 일본은 부산을 비롯 인천 원산 등지에 일본인 거류지역을 설치, 상해~나가사키~부산~인천(원산) 간 부정기 항로를 개설해 자국민의 편의와 무역증진에 힘써왔다. 이후 인원과 물동량이 증가하자 1893년 인천~오사카~모지, 1902년 원산~오사카~모지를 잇는 정기항로를 개설해 관부연락선이 쉽게 취항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관부연락선은 양국 철도를 이용한 수송의 극대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관부철도연락선이란 말이 더 정확한 표현인지 모른다. 이어 1930년 12월 광주와 여수 간에 광주선이 개통되면서 시모노세키와 여수 간에도 관여(關麗)연락선을 띄웠다. 이후 부산~하카다, 울산~야마구치 등 다양한 항로가 열렸다.

한때 여수항이 연락선의 승객과 화물로 홍역을 치룬 적이 있었다. 1934년 7월 중순 삼남지방에 폭우가 내려 낙동강이 범람해 경부선이 불시에 두절됐다. 이런 상황을 모르고 부산항에 입항한 관부연락선 신라환은 뱃머리를 여수항으로 돌려야 했다. 경성과 신의주, 만주 등지로 가야할 철도승객을 위해서였다. 이처럼 연락선은 일본 철도성이 관할하는 해상철도였다.

1905년 9월 11일 일기환이 첫 취항한 관부연락선은 1945년 6월 운항 중지될 때까지 40년 동안 13척의 화객선을 두었다. 수송인력만 해도 3000만 명이 넘는다. 조선총독부의 식민지 지배자, 이주농민, 활동 범위를 넓혀 한몫 챙기려는 상공인, 여행자, 수학여행 학생 등 다양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신학문을 배우려는 유학생과 노동자, 전시체제가 한창인 1930년대 말에는 징용이나 징병에 의한 강제 도항자가 많았다.

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관문에는 전염병이 따라오기 마련이다. 콜레라가 대표적 불청객이었다. 1919년 2월 15일에는 이보다도 더 강한 것이 관부연락선을 타고 비밀리에 들어왔다.

당시 미국 윌슨 대통령의 민족자결주의 원칙 발표에 자극받은 일본유학생들이 동경에서 2·8독립선언을 했다. 이 독립선언서를 유학생 김마리아가 갖고 관부연락선을 타고 귀국한 것이다.

남학생의 검문이 까다로울 것을 예상한 김마리아는 독립선언서를 미농지에 10매를 복사해 처음 입은 기모노 속에 숨겼다. 요코하마 유학생 대표 차경신의 부친의 부음을 듣고 함께 귀국하면서 이를 구실 삼아 쉽게 빠져나올 수 있었다. 국내 전파를 위해 먼저 백산상회에 들려 안희제 선생과 활동계획을 논의했다. 이게 3·1운동의 불씨가 돼 전국으로 들불처럼 번져나갔다.

부산세관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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