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 초가 형태 한국정서 물씬
- 가족·단체 객실·편의시설 구비
- 우포늪 아침 물안개 감상 황홀

- 수생식물단지·따오기복원센터
- 연중 다양한 전시·체험장 눈길
- 주민참여형 생태관광 새 지평

경남 창녕군에 있는 우포늪은 자연과 하나 되는 여행지이자 세계적인 생태관광지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국내 생태관광지 7선 가운데서도 으뜸으로 꼽히는 곳이기도 하다. 그간 철새 탐조객이나 사진가만 찾던 이곳이 최근 들어 힐링 관광지로 떠오르면서 여행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창녕군이 '머무르는 관광'을 내세워 우포늪 인근에 생태촌과 생태체험장 등 다양한 기반시설을 갖춘 데 따른 변화다. 우포늪 힐링여행의 출발점인 우포생태촌을 찾아가는 길은 창녕읍에서 이방면으로 가는 지방도 제1080호선을 따라가면 된다. 대지면사무소를 지나 6.4㎞ 정도를 더 가면 왼쪽에 광활한 우포늪 생태체험장이 보이고, 체험장 끝부분이 우포생태촌 입구다.

	경남 창녕군 이방면 우포늪 인근에 들어선 숙박시설인 우포 생태촌 전경. 이민용 기자·창녕군 제공

■색다른 숙소, 우포생태촌

마음먹고 자연 및 농촌체험에 나섰다 해도 도시생활에 익숙한 이에게 시골에서의 하룻밤은 고역이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더 곤혹스러운 일이다. 이런 불편함에 착안해 조성된 마을이 우포생태촌이다. 이름에서 민박촌을 떠올리기 십상이지만 우포생태촌은 창녕군이 조성한 유스호스텔이다.

	우포늪 생태체험장에서 아이들이 쪽배체험을 하고 있다.

2015년 5월 문을 연 우포생태촌은 총사업비 53억4000만 원을 들여 조성됐다. 1만3746㎡의 부지에는 숙박시설 7동을 비롯해 관리동 3동과 각종 부대시설이 들어서 있다. 모두 15개의 객실은 한국 정서를 물씬 풍기는 초가와 너와 지붕, 황토로 지어졌다. 객실 명칭도 재미있다. 대청마루가 있는 전통 초가 형태의 '우포곤충촌'은 반딧불이, 소금쟁이, 물방개 등 3개 방으로 구성돼 있으며, 2~3명이 묵을 수 있는 원룸 형태다. '소벌촌'은 단체관광객을 위한 객실로 방 3개와 거실을 갖춰 최대 24명이 묵을 수 있다. 6~10명이 숙박 가능한 '우포식물촌' '우포철새촌' 등을 포함, 하루에 최대 160명을 수용할 수 있다. 편의시설도 야영장(8개소)을 비롯해 앰프와 프로젝트를 갖춘 50명 수용 규모의 교육장, 세탁실, 자가 취사실, 족구장 등을 갖췄다.

창녕군에서 직접 운영하는 만큼 사용료도 저렴하다. 3인 가족이 이용할 수 있는 원룸 형태가 5만 원, 최대 24명이 묵을 수 있는 소벌촌은 25만 원이다. 객실 이용은 인터넷(upovill.cng.go.kr)을 통한 사전예약이 원칙이다. 다소 불편한 점이라면 식사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근에 식당을 찾기도 쉽지 않다. 때문에 우포생태촌에 숙박할 때는 최소 두 끼 정도의 식료품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우포생태촌에서 보내는 하루는 태고의 시절로 되돌아가는 여정이다. 우포생태촌에서 우포늪까지는 1㎞ 정도. 밤하늘의 별을 보며, 풀벌레 소리를 자장가 삼고, 산새 소리에 눈을 뜬 아침, 숲길을 돌아 우포늪 물안개를 만나는 산책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새로운 기쁨이다. 최고의 힐링 숙박지로 소문나면서 우포생태촌은 개촌 이후 지난 연말까지 1만8761명이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우포늪을 그대로, 생태체험장

	우포늪 생태체험장을 찾은 한 가족이 체험장 잔디밭에 설치된 외줄타기를 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우포생태촌의 인기비결은 편안한 숙박시설이라는 점도 있지만 우포늪 주변에 조성된 체험시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우포늪 주변에는 다양한 체험·전시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우포늪 생태체험장을 비롯해 우포생태관, 따오기복원센터, 산토끼 노래동산 등이 그것이다.

이 가운데 우포생태촌과 맞닿아 조성된 우포늪 생태체험장이 가장 인기다. 우포늪이 수억 년 태고의 신비를 간직하고 있다지만 부모를 따라 온 자녀들에게는 별다른 감흥이 없다. 이에 창녕군은 인공으로 우포늪을 만들어 미꾸라지와 우렁이를 잡고, 수백 년 이어온 우포늪의 쪽배도 탈 수 있는 체험장을 만든 것이다.

우포늪 생태체험장은 지난해 7월 문을 열었다. 모두 82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생태체험장은 우포늪 주변 농지 8만 9400㎡를 사들여 우포늪 환경과 똑같이 만들었다. 축구장 12개를 합친 광활한 이곳에는 수생식물단지, 쪽배 체험장, 관찰로, 전시 및 관리동, 농·특산물판매장 등 다양한 전시·체험시설을 갖췄다. 이 생태체험장은 한 달 평균 5000여 명이 찾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생태체험 프로그램은 1인당 1만 원의 체험료를 받는다. 체험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므로 우포늪 생태체험장 홈페이지(www.cng.go.kr/upo-park.web)에서 예약해야 한다. 다만 지금은 겨울이어서 체험행사가 중단된 데다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우포늪 방문이 차단된 상태다.

우포생태촌과 우포늪 생태체험장은 국내 생태관광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먹고 즐기는 관광에서 느끼고 체험하는 관광의 가능성은 물론 우포늪 주변 주민과 함께하는 주민참여형 사업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우포늪 생태체험장은 대합면 주매마을과 이방면 장재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우포생태체험마을회'에서 운영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우포늪을 중심으로 한 생태관광산업은 이제 첫발을 뗀 것"이라며 "우포생태촌 앞에 건설 중인 '우포곤충 어드벤처관'이 연내 완공되고 따오기 자연 방사 등 다양한 인프라와 프로그램이 확충되면 국내 생태관광의 수도가 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민용 기자 my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