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자상 추진 반대 입장도 전달
- 동구 "소녀상 이전 번복 안할 것"

일본 외교부 인사들이 부산 동구청장을 만나 소녀상 이전을 요구하고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도 반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영사관과 일본대사관 측 인사 3명은 지난 8일 오후 3시 박삼석 동구청장실을 방문했다. 지난해 12월 일본영사관 앞에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된 이후 일본 외교부 인사들이 박 청장과 만난 것은 처음이다.

이날 일본 측은 동구가 소녀상 설치를 승인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일본 정부는 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를 중대한 문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압박했다.

또 최근 부산의 시민단체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된 노동자들을 기리는 노동자상을 일본영사관 앞에 세우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내며 "어떻게 할 것이냐"고 박 청장에게 물었다.

박 청장은 "우리는 여론의 힘을 당해내지 못한다"며 "이미 임기 내 소녀상 이전은 없다고 밝힌 상황에서 결정을 번복할 순 없다"고 말했다. 또 "노동자상은 아직 시민단체로부터 구체적인 내용을 전달받지 못해 답하기 어렵다"면서도 "역시 여론의 힘을 무시할 수 없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측은 9일 소녀상 주변에 설치된 CCTV가 일본영사관 쪽을 비추지 않도록 요구했다.

이날 만남은 일본총영사관의 한 부영사가 박 구청장에게 먼저 제안하면서 이뤄졌다. 만남의 결과에 대해 일본영사관 나카에 아라타 수석 영사는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다(neither confirm nor deny)"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