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주의 지킨 시민의식 찬사
"영국에서는 볼 수 없는 유형의 시위였다. 그 평화로움과 지속성에 놀랐다."
부산의 대학에서 강의하는 외국인 교수들도 탄핵 과정에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들은 국민의 힘으로 최고 권력자를 끌어내린 경험은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큰 밑거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부산외대 앤드루 밀라드(파이데이아 창의인재학과) 교수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옳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61·구속기소) 씨의 관계가 법과 시스템 위에 있다는 것은 난센스"라며 "한국의 민주주의는 1987년 시작돼 아직 젊다. 민주주의를 지키고 유지하기 위한 한국인의 노력에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11년간 한국에서 정치와 역사를 가르치는 밀라드 교수는 영국 집회와의 차이점도 설명했다.
그는 "촛불집회는 기적이었다. 만약 영국이었다면 우리가 얼마나 화가 났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매일 집회를 열었을 것"이라며 "과격하지 않지만 오래도록 꺾이지 않는 한국인의 특성을 잘 보여준 것이다. 매우 흥미롭다"고 덧붙였다.
집회의 비폭력성에도 높은 평가가 이어졌다. 부산대 폴 해거티(영어영문학과) 교수는 "미국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반대하는 폭력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미디어를 통해 본 한국인의 시위는 노래하고 쓰레기도 직접 치우는 평화 자체였다"며 "화염병이 난무하던 1980년대 부산대 앞모습을 들었던 터라 감동이 더했다"고 말했다.
부산대 벤 메이(영어영문학과) 교수는 단합력을 꼽았다. 메이 교수는 "한국과 미국 모두 사적 관계가 권력을 농단한 경우다. 미국은 여전히 분열돼 있지만 한국인은 단결했다. 한국인이 목표를 위해 단결하는 모습은 미국도 배워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동아대 콜린 크레이그(영문학과) 교수는 "서면 촛불집회를 지켜본 적이 있다. 남녀노소 모두 적극적으로 집회와 행진을 참여하는 것을 보고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크레이그 교수는 "탄핵 결정으로 한국 민주주의가 더 성숙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박호걸 김봉기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