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조물 자기장 속도측정 방해
- 단속장비 입·출구 2곳만 운용
- 운전자 제한속도 80㎞ 안지키고
- 이동식 장비도 제약 많아 한계
- 소음 소폭 초과 피해인정 안돼
- 저감대책 10년 지나도 제자리
- 주민들 수면장애 두통 등 호소
개통 15년째를 맞은 부산 광안대교는 항만 물동량 수송과 도심 교통난 완화 목적을 달성하면서도 지역의 대표 관광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부산에 둘도 없는 복덩이지만 인근 주민에게는 골치거리이다. 밤낮 가리지 않고 빠른 속도로 지나다니는 차량 소음 때문이다. 주민들은 2005년부터 소음 저감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지만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해법이 나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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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의 명물인 광안대교가 해상교량 특성상 과속 단속 장비 운용에 제약을 받으면서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10년이 넘도록 과속 차량들로 인한 소음 문제 해소를 호소하고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
■과속 단속 장비 운용 제약
2003년 개통 당시 5만8000대이던 광안대교 하루 평균 통행량은 꾸준히 늘어 2015년 10만 대를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부산항대교와 연결되는 신선대 지하차도가 개통되면서 광안대교 일 평균 통행량도 11만4059대로 껑충 뛰었다.
하지만 과속 차량 상시 단속은 광안대교가 안고 있는 묵은 과제다. 광안대교 해운대 쪽 입구와 용당동 출구 2곳에만 고정식 과속 단속 장비가 설치돼 있을 뿐 주도로에는 고정식 과속 단속 장비가 없다. 상판에 1곳, 하판에 2곳 이동식 단속 카메라 부스가 설치돼 있지만 상시 운용하지는 않는다. 광안대교 제한속도는 시속 80㎞지만 단속이 거의 없는 탓에 이를 지키는 운전자는 많지 않다.
광안대교에 고정식 과속 단속 카메라가 설치되지 않은 것은 기술적·구조적 제약이다. 고정식 단속 장비는 보통 도로에 2개의 루프코일(감지선)을 매설하고 차량이 통과하는 시간을 측정해 속도를 계산한다. 하지만 광안대교는 교량 철 구조물과 루프코일 사이에 자기장이 형성돼 정확한 속도 측정을 방해한다.
레이더파를 이용하는 이동식 과속 단속 장비는 자기장 영향에서 자유롭다. 하지만 해상교량이라는 광안대교의 특성 때문에 고정식 단속 장비와 마찬가지로 측정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 이동식 단속 장비는 달려오는 차에 레이더파를 발사하고 반사돼 돌아오는 레이더파를 감지한다. 반사된 레이더파는 원래보다 짧은 파장과 더 큰 진동수를 가지는데 이 차이를 이용해 속력을 구한다. 하지만 안개가 끼면 감지 결과가 부정확한 데다 교량 자체가 흔들리는 터라 오차가 생길 확률이 더 크다. 부산지방경찰청 관계자는 "바람이 약하고 맑은 날에만 제한적으로 이동식 단속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주민 방음시설 설치 요구
굉음을 내며 제한속도 이상으로 달리는 차량 때문에 인근 주민들은 수면장애 두통 등을 호소하고 있다. 광안대교에 인접한 수영구 민락동 한 아파트 주민들은 2005년 중앙환경분쟁 조정위원회에 피해보상과 소음저감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조정 신청을 냈다. 소음 측정 결과는 주간 59.8~65.9㏈, 야간 55.1~60.5㏈로 조사됐다. 법정 기준치는 주간 65㏈, 야간 55㏈이다. 기준을 소폭 넘었지만, 창문을 닫으면 20㏈이 감소돼 중앙환경조정위는 소음피해를 인정하지 않았다.
주민들은 2007년 건설사와 부산지법에 방음시설과 과속 단속 장비를 설치해 달라며 부산시 시설관리공단, 수영구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며 맞섰다. 법원은 손해배상 대신 개량된 과속 단속 장비가 상용화되면 시설공단이 부산경찰청에 설치를 요청해야 한다는 강제 조정 결과를 내놨다.
그러나 기술적 제약 때문에 과속 단속 장비가 설치되지 않아 민원이 계속되자 2014년 국민권익위원회가 조정안을 내놨다. 권익위는 부산시가 2016년까지 무인 과속 단속 장비를 설치하고 도로교통공단이 단속 장비의 기술 인증, 장비 설치에 관해 세부적인 기술 지원을 하도록 했다. 신기술이 타당성 검토를 통과하지 못하면 2년 단위로 재검토 하기로 했다. 부산경찰청은 설치된 장비를 인계받아 운용·관리하기로 했다. 단 주민은 더 이상 민원을 제기하지 않는 조건이었다. 해당 아파트 주민은 이후 집단 민원을 제기하지 않았지만, 계속해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개량장비 신뢰성 이견
권익위 조정 이후 도로교통공단의 제안으로 서울의 한 업체에서 비 매설형 고정식 과속 단속 장비를 개발했다. 이동식과 마찬가지로 레이더파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업체 실험 결과 개량 장비는 정상적으로 속도를 측정했다.
하지만 맑은 날에 실험을 진행한 게 문제였다. 부산경찰청은 기존 이동식 장비와 같은 레이더파 방식인 만큼 개량 장비를 도입하려면 흐린날 측정 결과도 신뢰할 수 있다는 실험 결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업체 입장에서는 다시 개발비를 투입해 추가 실험을 진행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다. 광안대교 외에는 비매설형 고정식 단속 장비 수요가 없는 상황이라 상용화 해도 개발비 회수를 장담할수 없기 때문이다.
개량장비의 성능을 검증할 기준이 없는 것도 문제다. 과속 단속 장비를 도입하려면 경찰이 정한 성능 검증 기준에 따라 도로교통공단이 검사를 수행한다. 하지만 경찰의 고정식 과속 단속장비에 관한 규격은 현재 매설형에 맞춰져 있다. 이 기준을 개량 단속 장비에 그대로 적용할지, 새 기준을 마련할지도 검토해야 한다.
정철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