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현욱 교수 누명 쓰고 투신까지
- 두 달간 학교 소극적 태도 일관
동아대가 손현욱(미술학과) 교수를 죽음으로 내몬 '성추행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데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손 교수가 목숨을 끊기 전에 진상을 조사할 시간이 두 달이나 있었기 때문이다. 또 최근 성추행 감사(본지 지난 17일 자 1면 보도)를 마무리하고도 수사를 의뢰하지 않고 있다.
손 교수는 지난해 6월 7일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앞서 지난해 3월 31일부터 1박2일간 경북 경주에서 열린 야외스케치 수업 뒤풀이에서 손 교수가 한 여학생을 성추행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해 5월 19일 손 교수의 성추행 의혹을 제기하는 학내 대자보가 붙었다.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시점부터 손 교수의 사망까지 두 달 이상의 시간이 있었던 것이다. 동아대는 불미스러운 소문이 돌기 시작한 초기에는 손을 쓰지 않다가 대자보가 게시되자 감사에 나섰다. 손 교수는 따가운 시선을 견뎌내야 했다. 손 교수가 숨지자 동아대의 진상조사마저도 사실상 중단됐다.
동아대는 지난해 8월 1일 한석정 신임 총장이 취임한 뒤에야 재조사에 나섰다. 총장 지시로 법무감사실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특별조사본부가 꾸려졌다. 특별조사본부는 지난달 마무리한 감사에서 손 교수가 아니라 C 교수가 뒤풀이에서 한 여학생과 신체접촉이 있었다고 결론 냈다. 이를 근거로 동아대는 인사위원회와 징계위원회를 열어 지난 3일 C 교수를 파면했다. 대자보를 붙인 범인을 추적하던 부산 서부경찰서도 미술학과 재학생 A 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동아대는 성추행 의혹에 연루된 C 교수 등을 아직 수사의뢰하지 않았다.
한편 파면된 C 교수는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지난 17일 기자와 만난 C 교수는 "동아대가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내가 성추행했다는 진술을 피해 학생에게 강요했다. 나의 해명은 받아들이지 않고 일방적으로 감사 결과를 내놓았다"고 주장하며 파면 무효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 손 교수의 어머니는 "누가 어떤 이유로 내 아들을 모함한 것인지 신속하게 전모를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김봉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