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아들 결백 믿은 어머니가 진실 밝혔다

가짜 성추행 대자보 사건

  •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
  •  |   입력 : 2017-03-23 23:15:25
  •  |   본지 1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유족, 숨진 손 교수 통화 복원
- 피해 학생 직접 만나 진술 설득
- 경찰 수사·학교 감사 이끌어내

아이들을 잃은 어미의 애끊는 울음에 세월호가 23일 모습을 드러냈다. 전도유망한 교수를 죽음으로 내몬 '동아대 성추행'도 생떼같은 자식을 떠나보낸 어미의 눈물과 호소 덕분에 1년 만에 진실이 드러났다.
   
동아대 미술학과의 실습실 모습. 김봉기 기자
지난해 숨진 동아대 손현욱(미술학과) 교수의 어머니는 끝까지 아들의 결백을 믿고 성추행 실제 가해자와 피해자를 찾아내 경찰 수사와 감사를 이끌어냈다. 유족과 동아대 감사·경찰 조사를 바탕으로 성추행 사건을 재구성했다.

■야외스케치에서 무슨 일이

동아대 미술학과 교수와 학생들은 지난해 3월 31일부터 4월 2일까지 경북 경주로 야외 스케치 수업을 떠났다. 손 교수와 B·C 교수는 31일 밤 숙소에서 제자들과 뒤풀이를 겸해 술을 마셨다.

4월 3일부터 학내에서는 불미스러운 소문이 돌았다. '야외 스케치에서 여학생이 교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이었다. 조각전공 책임교수인 C 교수는 4월 7일 손 교수와 B 교수는 물론 피해자로 지목됐던 2명을 불러 해명을 들었다. 이날 교수들은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으나 불쾌한 일이 있었다면 사과하겠다"고 했다. 학생들은 "두 교수가 성추행한 것은 아니다"는 내용의 경위서를 썼다.

반면 동아대는 감사에서 실제 성추행을 한 당사자는 C 교수였다고 결론 냈다. 성추행을 당한 학생은 경위서를 쓴 학생들이 아니라는 사실도 드러났다. C 교수는 또 성추행 피해 학생을 만나 "우리 둘 사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이라는 다짐을 받기도 했다. 지난 3일 파면 당한 C 교수는 성추행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일단락되는 듯했던 성추행 사건은 지난해 5월 19일 밤 재학생 A 씨가 학내에 붙인 대자보로 다시 불거졌다. A 씨는 경주에 가지 않았으면서도 '성추행 장면을 목격했다'는 거짓 내용을 적었다. 손 교수와 B 교수는 다시 의심을 받았다. 동아대 대학본부도 조사에 나섰다.

누명을 쓰고 괴로워하던 손 교수는 지난해 6월 7일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C 교수는 손 교수가 숨지자 대자보의 배후로 또 다른 미술학과 교수를 지목한 사실이 동아대 감사에서 드러났다.

■어머니의 눈물이 밝혀낸 진실

손 교수가 숨지자 유족은 비탄에 빠졌다. 어머니는 아들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손 교수의 통화내역과 녹음된 통화내용을 복원했다. 동아대와 부산 서부경찰서를 매일같이 드나들며 진실을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동료 교수와 손 교수의 제자들은 손 교수의 무고함을 기꺼이 증언했다.

어머니의 정성은 실제 성추행 사건의 진범까지 잡아냈다. 우연한 기회에 실제 성추행을 당한 피해 학생을 알게 된 어머니는 어렵사리 학생을 설득해 C 교수의 만행을 밝혀냈다. 또 '손 교수가 성추행을 한 적이 없다'는 증언도 이끌어냈다. 경찰도 학내 CCTV 화면을 입수해 대자보 게시자 색출에 나섰다. 경찰이 인상착의를 바탕으로 수사망을 좁히자 A 씨는 결국 자신이 대자보를 붙였다고 자백했다.

동아대 법무감사실도 신임 한석정 총장의 지시로 특별감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CCTV 화면 이외 뚜렷한 증거가 없고 성추행 목격자도 나타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게다가 C 교수는 책임 교수와 취업지도 교수로 영향력이 커 학생과 동료 교수들에게서 진술을 확보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피해 학생과 대자보를 붙인 A 씨를 면담한 끝에 C 교수의 성추행 사실을 밝혀냈다.

동아대는 또 당시 학과장이었던 미술학과 D 교수가 A 씨를 불러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얼른 사실을 파악하라'며 수차례 압박을 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D 교수는 A 씨가 자신을 먼저 찾아 왔으며 제자를 종용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

◇ 동아대 성추행 사건 일지

▶3월 31일
동아대 미술학과 경주로 스케치수업
숙소 술자리에서 C 교수가 여학생 성추행
*C 교수는 '절대 성추행 한 적 없다' 주장

▶4월 4일
'손현욱 교수와 B 교수가 성추행' 소문

▶4월 7일
손 교수 만난 피해학생 '손 교수가 성추행하지 않았다' 경위서 작성

▶5월 중순
D 교수 수차례 재학생 A 불러 '성추행 진실 밝혀라' 요구
*D 교수 'A가 먼저 성추행 소문 말해서 잘 알아보라 했다'고 반박

▶5월19일
성추행 가짜 대자보 학내 게시

▶5월20일
대학본부 진상조사 착수·경찰 수사 의뢰

▶6월7일
손현욱 교수 투신 사망
경찰, 대자보 게시자 신원 못밝혀 수사 난항

▶8월~12월
한석정 총장 취임. 성추행 사건 재조사 지시
*피해학생 'C교수가 성추행했다' 고 진술

▶9월 하순
유족, 피해학생의 'C 교수가 내 몸 더듬었다'진술 확보

▶10월 7일
재학생 A '내가 대자보 붙였다' 고백 후 경찰 조사에서 자백

▶2017년 3월
동아대, C 교수 파면. A 씨 퇴학처분
부산경찰청, C 교수 성추행 사건 재조사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2. 2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3. 36일 개막 BIFF도 ‘암살자(들)’ 후폭풍…레드카펫·무대 행사 줄취소
  4. 4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5. 5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6. 6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7. 7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8. 8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9. 9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10. 10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1. 1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2. 2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3. 3[속보] 李 대통령 지지율 37.4%.. 민주 42.5%, 국힘 38.4%
  4. 4국힘, 장외집회로 정부·여당 압박…민주 “張, 북치고 고함만”(종합)
  5. 5[속보] ‘실탄 없이 경계 근무’ 사례 추가 확인, 국방부 기관 경고 방침
  6. 6李 대통령 “무책임 극단주의 ‘무극파’ 경계" 언급.. 인선 반발 의식했나
  7. 7장동혁 “李 대통령, 대북 송금 이상의 뭔가 있나".. 北에는 분노조절 '잘해'
  8. 8野 유용원 “21사단 北 철책선 MDL 남쪽 지역 설치…MDL 침범 광범위”
  9. 9[단독]서지영 “기보, 본사는 부산에 두고 부산 기업은 심각한 홀대"
  10. 10'좌아하게'? 다시 논란 부른 이 대통령 SNS 정치
  1. 1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2. 2신세계 센텀시티서 부산 대표 미식 브랜드 팝업
  3. 351억 예상 임대수입 다시 계산하니 29억? 사업성 검증 논란
  4. 4부산의 혁신 기업들, 지역발전 동맹 결성
  5. 5CU ‘리센느 빵’ 보름만에 60만 개 판매
  6. 6‘직원용 시스템’ 등 빈틈 공격…現 보안체계론 AI해킹 무방비
  7. 7나들이객 마음에 쏘~옥…유통가 의류·와인 행사 가을대전
  8. 8해운대 노을 보면서 명상…파라다이스호텔 오션힐링
  9. 9‘가덕도신공항 청신호’… 실무 맡았던 대우건설 이강석 대표이사 공식 취임
  10. 10부산銀, 산업 전문성 더해 지역기업 금융 강화
  1. 1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2. 2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3. 3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4. 4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5. 5경기 7시간 전 입장해 쇼핑·식사…종일 즐기는 교세라돔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5일
  7. 7기장 병산저수지 때 아닌 녹조…악취 진동
  8. 8AI로 지인 성착취물 제작 텔레그램 대화방에 유포, 잡고 보니 현직 경찰관(종합)
  9. 9[한 손 뉴스] 1400년 역사 동래온천지구…전국 네 번째 온천도시 지정
  10. 10책임 더 커진 경찰, 해킹 내사…‘사이버 1호 사건’ 가능성
  1. 1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2. 2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3. 3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4. 4“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5. 5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6. 6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7. 7‘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8. 8[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9. 9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10. 10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우리은행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누이센터·대봉산 휴양밸리 등 준비해 온 사업, 완성할 차례”
준비 안 된 '경찰시대'
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