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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득의 부산항 이야기 <66> 부산 송도 랑하도호텔(상)

비밀 수뇌회의 부산 단골장소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7-03-26 19:40:14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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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총독 부산오면 꼭 찾아
- 송도 입구 해안절벽 터잡고
- 출입자 통제…방음장치 완벽

부산·인천·원산항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역사가 깊은 개항장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공설해수욕장이 들어선 송도는 1960~80년대 부산의 대표적 관광명소였다. 1954년 6·25전쟁 말기 송도 전경. 당시 부산에 주둔했던 미공병 클리포드 스토로버스가 촬영했다.
일본은 이곳에 조계조약에 의거, 전관거류지역을 설정하고 자국민 거주를 위한 기반토대를 마련했다. 더욱이 일제강점기에 와서는 개척과 지배, 야욕과 침탈을 위해 많은 일본인들이 식민조선으로 건너왔다. 드디어 일본인 천하가 되자 바다가 있는 부산·인천·원산·포항에는 그들의 이상향을 심는 또 다른 공간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마쓰시마' 곧 '송도(松島·원산은 松濤)'였다. 본래 송도는 일본삼경(日本三景)의 하나로서 2011년 원전사고가 났던 후쿠시마 현 바로 위쪽의 미야기 현의 명승지다. 이곳은 태평양 연안에 자리하고 있어 푸른 바다와 파란 하늘, 여기에 소나무 숲이 조화를 이뤄 생동감 넘치는 아름다운 경치를 만들어 낸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일본인들이 꼭 찾아가고 싶은 이상향 같은 명승지가 송도였다.

부산 송도도 이러한 향수 속에 일본인이 개발한 대표적인 유원지였다. 개항 당시만 하더라도 이곳은 사람이 살지 않는 한적한 해변이라 인근의 울창한 소나무 숲과 푸른 바다, 여기에 새하얀 모래밭이 한데 어울려 경치가 그저그만이었다. 그러니까 송도는 이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도심 곁의 안식처로서 일본인들의 별장, 여관, 호텔과 같은 숙박시설을 비롯해 요정이나 놀이시설 등이 들어서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마치 이러한 사실을 증명이나 하듯 1935년 7월 28일 자 동아일보 기사가 관심을 끈다.'제6대 우카키 카즈시케(宇垣一成) 총독은 관부연락선을 타고 부산에 내려 즉시 자동차편으로 송도로 이동해 이곳의 별장후보지를 둘러보고는 부산역 철도회관에서 만찬을 한 후 송도에서의 일정을 변경한 후 오후 8시 열차로 귀임했다.' 이후 8월 10일 자에도 '우카키 카즈시케 총독이 부산 송도해안 명치옥(明治屋)별장에서 피서 후 열차편으로 경성역에 도착했다'는 동정기사까지 실렸다. 이처럼 부산 송도는 조선총독부의 수장이 별장후보지로 관심을 두고 현장을 찾기도 하고 수시로 이곳을 찾아 휴식을 취한 곳이어서 누구나 한 번쯤 찾아가고 싶은 명승지였다.

하지만 아무나 쉽게 출입할 수 없었던 고급요정과 같은 하나의 호텔이 있었다. 랑하도호텔이 바로 그것이었다. 이 호텔에 대한 정확한 규모는 알 수 없지만 송도 입구 전망이 좋은 해안절벽 위에 있었다. 정원은 기묘한 탑과 꽃들로 아름답게 조성돼 있었고 실내는 최고급 장식품으로 호화롭게 꾸며져 있었다. 호텔 지하에는 4개의 밀실이 갖춰져 있었는데 가끔 이곳에서 비밀 수뇌회의가 열리기도 했다. 이 때문에 출입자에 대한 통제가 심할 뿐 아니라 건물전체에 방음장치가 잘 돼 있어 외부와는 완전히 밀폐가 되었다. 특히 일본 총독이 부산에 오면 제일 먼저 찾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라 회의 후 기생들의 춤 너울 속에 송도의 밤은 깊어갔다고 전해온다. 이러한 분위기에 가끔 끼어드는 조선 사람이 한 명 있었으니 그가 진주기생 곱단이가 주워 키운 자식 만석꾼 김 씨였다.

부산세관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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