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이 승객을 강제로 끌어내린 뒤 달랑 네 줄 짜리 사과문을 올렸다. 논란이 커지자 미국 내 유명인들은 항공사 보이콧 운동까지 전개하고 있다.

(사진 = 유나이티드 항공 페이스북)

10일(현지시각)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저녁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을 출발해 켄터키 주 루이빌로 향할 예정이었던 유나이티드 항공 3411편에서 한 남성 승객이 공항 경찰관들에 의해 강제로 끌려 나오는 일이 발생했다. 초과예약을 받아 항공사 직원들이 탈 자리가 없어지자 강제로 하차명령을 내린 것. 피해 승객은 저항하던 과정에서 좌석 손잡이에 얼굴을 부딪혀 피를 흘렸다.

해당 사건이 SNS를 통해 급속히 퍼지자 항공사 CEO 오스카 무노즈는 페이스북을 통해 짤막한 사과문을 올렸다.

무노즈는 "우리 항공사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발생했다"며 "자리를 재배치하는 과정에 있었던 승객들에게 죄송하다. 발생한 일에 대해 책임을 가지고 신속하고 자세히 확인중이다. 피해 승객과 직접 문제 해결책을 찾고 있다"며 밝혔다.

하지만 '미안하다'는 말을 빼면 사과문에 들어가야 할 내용들은 모두 빠졌다. 사건 경과 확인 내용, 문제를 직시한 반성, 사건 재발 방지책 마련 등은 한 줄도 언급하지 않은 것. 여기에 무노즈가 회사 내부에서는 승객을 비난하는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퍼져 진정성 없는 사과였다는 비판까지 이어졌다.

달랑 네 줄 짜리 사과문에 미국 유명인들을 중심으로는 당장 보이콧 운동이 퍼지고 있다. 리차드 막스는 트위터에 "유나이티드 항공을 향한 보이콧이 시작됐다. 누가 함께 하겠나?"라고 적었다. 음악 감독 제이미 킹 역시 "유나이티드 항공사를 이용할 일은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배우 조시 게드 역시 "지난주 유나이티드 항공을 이용했는데, 병상에서 이 글을 적지 않은 것이 그저 행복할 뿐"이라고 트위터를 통해 비꼬았다. 신동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