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부 "효정고 문 닫아야 허용"
- 통학거리 멀고 생활권도 달라
- 학부모들 폐교에 거세게 반발

울산시교육청이 학생 수가 급증하고 있는 북구 강동동에 고등학교 신설을 추진하자 교육부가 가장 인접한 다른 고등학교 폐지를 조건부로 내걸어 해당 고교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울산시교육청은 뉴타운으로 떠오르면서 학생 수가 급증하고 있는 강동동 산하지구에 오는 2020년 학년당 6학급 안팎 규모의 인문계 고교를 신설하기로 하고 최근 교육부에 중앙투자심사를 타진했다.

교육부는 심사 결과 승인을 해주면서 총 21학급 규모의 인근 효정고(북구 효문동)를 폐지하고, 총사업비의 50%를 시교육청이 자체 부담할 것을 조건부로 내걸었다. 아울러 효정고 학부모 절반 이상의 동의도 받도록 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효정고는 물론 효정고 학군에 포함된 효문·양정·염포동 지역의 중학교 일부 학부모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효정중학교 등 이 지역 소재 중학교의 어머니회는 지난 10일 '효정고 폐지 반대를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나아가 조만간 대책위를 구성해 효정고 폐지 반대 서명을 받아 시교육청에 전달할 계획이다.

어머니회 한 관계자는 "현재 효정고 학생 수도 적지 않은데 교육부와 시교육청이 강동고(가칭) 신설을 위해 멀쩡한 학교를 일방적으로 없애려 한다"며 "특히 강동동 산하지구에서 효정고까지는 거리가 15㎞가 넘고, 생활권도 완전 다른데 가깝다며 폐지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궤변으로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시교육청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교육부가 학교 1곳을 신설하려면 기존 학교 1곳을 폐지해야 한다는 이른바 '학교 총량제'를 고수하고 있는 터라 학부모들의 반발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렇다고 거부할 경우 학부모들로부터 학교 폐지 동의를 받기 어려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상황이다.

시교육청이 고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강동동 산하지구는 택지 개발에 따라 2년 전부터 6166세대가 새로 유입돼 현재 8500여 세대가 거주하고 있다. 지금도 인구 유입이 계속되고 있어 2~3년 내 1만 가구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효정고는 효문공단 내에 위치해 있어 교육 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하고, 지역 인근 학생 감소 및 강제 배정 민원이 제기되고 있어 폐지 대상에 올렸다. 폐지 후 학생들 희망에 따라 인근 동구 남목고나 북구 화봉고, 신설될 강동고에 배치하면 큰 문제는 없다"며 "특히 강동고는 기숙학교로 건립될 가능성이 높아 오히려 지금보다 나은 교육 여건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