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항재개발 지역의 행정 경계구역 설정 문제는 부산시가 원도심 통합을 추진하는 핵심 계기가 됐다. 중구와 동구가 서로 유리한 방향으로 경계구역을 주장하자 통합 카드를 꺼낸 것이다. 두 구청장은 경계구역 설정에 이어 원도심 통합에 대해서도 다른 입장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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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숙 중구청장(왼쪽), 박삼석 동구청장 |
통합에 찬성하는 쪽은 박삼석 동구청장이다. 박 청장은 "쉬운 것부터 먼저 진행하기 위해 중구와 동구를 먼저 합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금처럼 작은 자치구들이 따로 행정을 하는 것보다 하나로 뭉쳐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이 낙후된 원도심을 살리는 길"이라고 말했다.
또 "북항재개발은 원도심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사안이다. 이를 따로 나눠서 관리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며 "세계적 관광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지금은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10년 전 중구와 동구를 합치는 방안에 대해 구민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우리 주민들은 68%가 찬성했다. 지금도 주민들은 통합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개인의 사사로운 욕심을 버리고 대국적인 방향에서 통합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중구와 동구를 합친 뒤 서구와 영도구도 같은 지자체로 모인다면 훨씬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주민에게 좀더 나은 행정 서비스와 거주 여건을 제공하는 것이 지자체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은숙 중구청장은 통합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중구는 적은 인구를 가진 곳으로만 평가돼선 안 된다. 중요한 것은 구의 특성"이라며 "국제시장, 부평깡통야시장, 보수동책방골목을 비롯해 곧 엔터테이너 거리와 영화체험 박물관 등이 들어서 근·현대 모두를 느낄 수 있는 중구는 다른 곳과 차별화된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은 중구가 다른 지자체에 비해 규모가 작으니 통합될 경우 흡수되는 것이란 생각을 많이 한다"며 "지금까지 중구 주민이란 자부심으로 살아오신 분들에게 통합은 실망만을 안겨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인구와 주민 1인당 공무원 수가 적어 비효율적이란 이유로 통합을 유도하는 건 잘못것"이라며 "오히려 공무원 1명이 맡게 되는 주민이 적을 경우 주민밀착형 행정이 이뤄져 더욱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과거 2009년과 2012년에도 중·동구를 합치자는 논의가 있었지만 모두 구민 반대로 무산됐다"며 "시는 지방자치에 역행하고 중구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통합 추진을 멈추고 원도심 중심도시인 중구를 지키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