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급자 목표치 밑돌자 고육책
- 전문가 "생색내기 복지" 비판
차상위계층을 위해 도입한 '부산형 기초보장제'가 수혜 대상자를 발굴하지 못해 표류 중이다. 부산시는 중위소득 30% 이내인 수혜자 선정 기준을 40%까지 확대하는 고육책을 내놨으나 전문가들은 "저소득층 전수조사를 생략하고 성급하게 생색내기 정책부터 펼친 결과"라고 비판한다.
부산시는 보건복지부에 부산형 기초보장제 대상자 선정 기준을 중위소득 40% 이하로 바꾸는 내용의 사회보장제도 변경 협의를 신청했다고 9일 밝혔다.
부산형 기초보장제는 정부의 국민기초생활보장제 수급 신청에 탈락했거나 자격 미달의 서민을 돕기 위한 정책이다. 대상자가 되면 4인 가구 기준 월 최대 53만6000원을 받을 수 있다.
선정 기준은 지난해 10월 제도 첫 시행 때 본인과 부양의무자의 중위소득 기준이 30% 이하 수준이었다. 그러나 정부의 기초생활수급 선정 기준인 29%와 큰 차이가 없어 수혜자가 거의 없다는 지적(본지 지난해 11월 16일 자 2면 보도)이 지난해 부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잇따랐다.
부산시는 지난 1월 중위소득 기준을 35%로 범위를 대폭 늘렸지만 여전히 대상자가 부족한 상황이다. 올해 목표는 2000세대인데 현재까지 369세대(지난해 226·올해 143세대) 지원에 그치고 있다. 올해 예산 29억 원의 10%도 집행하지 못했다.
복지담당 공무원들은 "주민센터에서 제도의 취지와 혜택을 홍보하고 있지만 신청자 발굴이 힘들다. 지원 액수가 더 많고 전기·수도요금 감면 혜택이 있는 기초수급제도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토로했다.
부산시는 복지부와 협의가 끝나면 중위소득 40% 이하 세대를 새 선정기준으로 정해 대상자 발굴에 나설 계획이다. 자치단체 최초로 기초보장제를 도입한 서울시의 기준선이 중위소득 기준 40%인 점도 참고했다. 과잉복지 우려 탓에 45% 확대안은 추진되지 않았다.
현장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부산시의회 이진수 복지환경위원장은 "40% 기준도 안 먹히면 50%로 기준만 계속 확대할 것인가"라며 "수혜자를 기다리지 말고 찾아야 한다. 왜 수혜 대상자가 적은지 연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부산사회복지연대 박민성 사무처장도 "행정편의주의에 젖어 부산지역 특성에 맞는 대상자를 발굴하려 하지 않는 것 같다. 복지 수혜대상자 전수조사부터 먼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