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승진에 필요한 가산점을 얻기 위해 농촌지역 벽지학교에 학생을 위장 전입시켜 부당하게 학급을 늘리는 수법을 사용해 온 교사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10일 경남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조재규 감사관이 벽지학교 부당학급 편성에 관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경남도교육청 제공

　경남도교육청 조재규 감사관은 10일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개월간 특별감사를 실시해 의령군내 벽지학교 3곳에서 가산점을 얻기 위해 학급을 부당하게 편성토록해 인사 이익을 취한 교사 9명을 적발해 인사위원회에 징계의결을 요구키로 했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은 고의성을 갖고 주도한 교사 5명에 대해서는 중징계를, 이를 묵인하거나 가담한 관련 교사 4명은 경징계를 요구했다. 이중 4명은 자신의 자녀를, 1명은 담임을 맡았던 학생을 위장 전입시켰다.

　이들 교사는 승진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벽지학교 가산점을 얻기 위해 자신의 자녀나 학생의 주소지를 거짓으로 신고해 벽지학교에 전·입학시키는 방법으로 부당하게 학급을 늘린 뒤 자신은 전보내신서를 제출하고는 해당 학교로 옮겨 갔다.

　도교육청은 2개 학년에 학생이 3명 이하인 경우 복식학급을 편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교사는 자신이 옮겨갈 벽지학교가 2개 학년에 학생 3명인 탓에 복식학급으로 운영되고 있을 경우 학생 1명을 위장전입시켜 정원을 4명으로 늘린 뒤 1개 학급을 더 편성토록 위장전입이라는 방법을 사용하다 적발됐다.

　이들은 복식학급이 해소될 수 있는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자녀를, 자녀가 없거나 자녀만으로는 복식학급을 해소할 수 없을 때에는 담임을 맡았던 학생이나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벽지학교 전학을 권유했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학부모는 벽지 학교로 전학하면 경제적 부담없이 체험학습이나 방과 후 학교 등을 수강할 수 있다는 교사의 권유를 받아들여 위장전입에 동의했다.

　도교육청 조재규 감사관은 "교사의 승진에 자녀나 학생을 이용한 행위는 교직자로서 양심을 저버린 행위다. 일부지역에서 교사들 사이에 조직적으로 이어져 온 오래된 관행을 철저히 점검하고 처벌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이종호 기자 jh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