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정관계 금품 로비 수사 등을 지휘한 부산지검 윤대진(53 사법연수원 25기) 2차장검사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의 한 축으로 불구속기소된 우병우(50·사법연수원 19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법정에서 조우한다. 우 전 수석의 '세월호 수사 외압' 의혹을 놓고 당시 세월호 수사팀장이었던 윤 차장검사는 증인으로, 박근혜 정부에서 검찰을 완전히 장악했던 우 전 수석은 피고인 신분으로 이날 재판에 나올 예정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이영훈 부장판사)는 국정농단 의혹을 알고도 묵인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우 전 수석의 첫 공판을 오는 16일 오후 진행하면서 첫 증인으로 윤 차장검사를 채택했다고 4일 밝혔다. 2014년 광주지검 형사2부장검사였던 윤 차장검사는 해양경찰의 세월호 참사 대응 등을 수사했던 광주지검 수사팀장으로, 우 전 수석의 세월호 수사 외압 의혹을 규명할 핵심 키맨이다. 이런 점에서 윤 차장검사는 앞서 검찰의 참고인 조사를 받기도 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우 전 수석은 2014년 6월 5일 검찰이 해경과 청와대의 전화 통화 녹음파일을 압수수색하려고 할 때, 윤 차장검사에게 전화해 "청와대와 해경 간 전화 통화 녹음파일을 꼭 압수해야 하겠냐"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이를 두고 우 전 수석이 지난해 12월 최순실 게이트 청문회에 출석해 '단순히 상황만 파악했다'는 취지로 말한 게 위증이라고 본다. 반면 우 전 수석은 "국정조사 특위 활동이 종료된 뒤 이뤄진 고발로서 적법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어 검찰과 공방이 예상된다.

최근에는 당시 세월호 수사라인의 검찰 간부들이 정권의 눈밖에 나 보복성 인사조처가 됐다는 분석도 있다. 당시 광주지검장이던 변찬우(57·연수원 18기) 변호사는 2015년 후배 검사장들이 맡던 대검찰청 강력부장으로 발령난 뒤 1년 뒤 퇴임했다. 사법연수원 동기(18기)인 김주현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이 고검장급인 법무부 차관으로 영전한 것과 대비된다. 대검 수사기획관과 법무부 법무심의관 등 요직을 두루 거쳤던 이두식 광주지검 차장검사도 서울고검으로 밀려났다가 검찰을 떠났다. 

윤 차장검사는 대전지검 서산지청장으로 갔다가 지난해 초 부산지검 2차장검사로 부임했다. 윤 차장검사는 2006년 중수부장이던 박영수 특별검사와 채동욱 전 검찰총장(당시 수사기획관), 최재경 전 민정수석(〃 1과장),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연구관실장) 등과 함께 '특별수사 드림팀'을 구성했던 인물이다. 당시 법조계에서는 윤 지검장을 '대윤', 윤 차장검사를 '소윤'으로 불렀다. 

우 전 수석의 공소유지는 윤 지검장이 이끄는 서울중앙지검이 맡고 있다. 윤 차장검사는 우 전 수석과 관련해서 "검사가 공소장 등 수사기록 외 방법으로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법률가로서 거짓말을 할 수는 없지 않겠냐"고 밝혀 그의 법정 증언이 주목된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