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이 다가온다. 개금3동 8통, 10통 어르신들은 딱히 더위를 피할 곳이 없다. 경로당 3곳 중 2곳은 무허가다. 지원금이 턱없이 모자라 선풍기조차 틀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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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쿨 루프 사업 현장 점검 중인 취재팀. |
40~50년 된 낡은 집은 더 열악하다. 햇볕이 내리쬐면 그 열을 몽땅 흡수한다. 여름에 장맛비가 오면 물이 샌다. 이미 벽지는 너덜너덜 벗겨졌고, 구석구석 곰팡이가 폈다. 이런 상황은 어르신들을 더 움츠리게 한다.
취재팀은 마을에 생기를 줄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 중 첫 번째가 '쿨 루프(Cool Roof)'다. 쿨 루프는 옥상·지붕에 방수 기능이 있는 흰색 특수 페인트를 바르는 것이다. 여름철 실내온도를 4도가량 낮추는 효과가 있다.
지난달 말 8통, 10통에 각각 '옥상에 하얀 방수 페인트 발라드려요'라고 적힌 현수막을 걸었다. 녹색도시부산21추진협의회가 취지에 공감해 예산 1000만 원을 지원하고, 사업의 세부적 진행을 총괄한다. 주민 신청을 받아 대상을 20가구로 정했다.
지난 한 달간 준비 과정을 거쳤다. 낡은 집 20채를 한꺼번에 페인트칠하는 '전례 없는' 일을 해내야 한다. 현장 점검 때 전문가로 참여한 '더 컬러 공간 디자인' 이석현 실장은 '큰 도전'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밟으면 바로 부서질 듯한 슬레이트 지붕, 바닥 시멘트가 다 들고일어난 옥상, 장독 평상 등 가득한 짐, 바닥에 붙은 정체불명의 부직포….
그러나 세상에 어찌 네모 반듯하고 반질반질한 옥상만 있던가. 녹색도시부산21 주승철 사무처장은 "무슨 수를 쓰더라도 폭염·장마가 오기 전에 방법을 찾자"고 했다. 회의와 점검이 이어졌다. 결국, 방법을 찾았다.
오는 22일 이 마을 옥상과 지붕이 하얗게 바뀐다. 국민연금공단 부산지역본부에서 50여 명이 자원봉사자로 나선다. 전문가도 동참한다. 개금3동주민센터가 전체 무게 550㎏인 페인트를 집마다 배달한다. 하루 전인 21일엔 동의대 사회복지학과 학생들이 투입돼 옥상의 짐을 옮기고 청소한다. 김영록 기자 kiyuro@kookje.co.kr
※이 기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공동 기획=사회복지연대, 복지법인 우리마을, 국민연금공단 부산지역본부 ▷후원=녹색도시부산21추진협의회, 개금3동주민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