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품결함 리콜 않고 수리만"
- 변호인, 제조사 손배소 계획

운전자 과실로 검찰에 송치된 부산 '싼타페 참변'의 운전자가 검찰 조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운전자 한모(65) 씨의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어 '혐의없음' 처분으로 사건을 종결했다고 23일 밝혔다. 검찰은 최근 사고 당시와 똑같은 상황에서 현장 검증한 결과 운전자의 과실을 입증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생명보험 가입까지 세밀하게 조사해 특이사항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씨의 변호인은 "보쉬의 부품은 결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가 리콜을 하지 않고 문제의 부품에 대해 무상수리만 한 것이 사고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차량 제조사인 현대차와 부품 제조사인 보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씨는 지난해 8월 일가족 4명을 자신의 싼타페 차량에 태우고 해수욕장으로 피서가던 중 주차된 트레일러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차량 뒷좌석에 타고 있던 당시 세 살배기 남아 1명, 생후 3개월 된 남아 1명, 두 아이의 엄마 한모(33) 씨, 아이들의 외할머니 박모(60) 씨가 숨졌다. 운전자이자 두 아이의 외할아버지인 한 씨만 살아남았다.

검찰이 한 씨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리면서 '사고 차종 결함설'을 제기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의 주장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박 의원은 지난 2월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싼타페 사고와 관련해 사고 차종에 결함이 있었고 리콜이 됐어야 하는데 국토교통부가 대충 무상수리 조치를 함으로써 사고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경찰은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안 밟았다고 했지만 나는 운전자 책임이 아니라는 공익제보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박 의원은 내부 문건으로 추정되는 자료를 제시하면서 "싼타페 일부 모델에 '디젤 고압 연료펌프 연료누유'가 일어나는 결함이 있다고 돼 있다. 이 결함이 급발진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고 밝혔다.

당시 강호인 국토부 장관은 "차량 결함이 급발진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찾지 못했고 다른 나라에서도 예외가 아니다"며 "2014년부터 38건에 대해 사고기록장치를 통해 조사했지만 제작결함으로 인한 급발진이 있었다는 것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도 박 의원이 제기한 사안에 대해 대부분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정철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