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2014년 6월 시행된 난민법에 의해 '난민이란 인종, 종교, 국적, 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인 신분 또는 정치적 견해를 이유로 박해를 받을 수 있다고 인정할 충분한 근거가 있는 공포로 인하여 국적국의 보호를 받을 수 없거나 보호받기를 원하지 아니하는 외국인 또는 그러한 공포로 인하여 대한민국에 입국하기 전에 거주한 국가로 돌아갈 수 없거나 돌아가기를 원하지 않는 무국적자인 외국인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거주하기를 희망하는 난민은 에티오피아, 미얀마, 방글라데시 등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부산 사상구에 사는 파키스탄 난민 무하마드 자이 씨는 지난 1월 구청에 뇌병변 장애를 지닌 초등학생 아들에 대한 장애인 등록을 신청했다가 거절당했다. 난민법과 장애인복지법의 엇갈린 규정 때문에 외국인 난민이 법에 보장된 장애인 복지 혜택을 못 받는 부당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현행 난민법상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 난민은 우리 국민과 같은 수준의 사회보장 혜택을 받게 돼 있지만, 장애인복지법에는 장애인 등록을 할 수 있는 외국인을 외국 국적 동포와 영주권자, 결혼이민자로 제한한 탓이다.
자이 씨의 아들은 매일 가파른 언덕길과 인도도 없는 터널을 절뚝거리며 걸어서 장애인 특수학교로 통학한다. 장애인 등록이 안 돼 활동보조인 지원을 받을 수 없어서다. 자이 씨는 아들이 비탈길에 미끄러지거나 장애물에 걸려 넘어질까 늘 걱정이다. 파키스탄의 내전을 피해 안전하다고 생각한 한국으로 정치적 망명을 왔건만, 우리의 난민 홀대는 자이 씨 가족에게 조국의 내전 상황처럼 위험하긴 마찬가지다.
국제난민지위협약에는 외국인 난민에게 자국민과 동일한 사회보장 혜택을 해주게 돼 있다. 우리 난민법 규정은 결국 국제사회의 시선을 의식해 끌려다니듯 만든 겉치레에 지나지 않는 셈이다.
다행스럽게도 이같은 내용이 본지 보도 등을 통해 알려지자 보건복지부는 지난 23일 난민도 장애인 등록을 할 수 있도록 '장애인복지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감민진 가야초 교사
# 어린이 사설 쓰기
어느 날 정반대의 마음씨를 가진 두 사람을 동시에 만나 볼 일이 있었습니다. 눈이 많이 내리던 날이었습니다. 책을 사기 위해 서점의 문을 열고 들어갔습니다. 난롯가에서 뜨개질하고 있던 아가씨가 환하게 웃으며 스웨터를 의자에 내려놓고 나를 맞이해 주었습니다. 나는 의자에 놓인 뜨다 만 스웨터를 만져보면서 뜨는 방법을 물어보았습니다.
"너무 힘들어요. 이 스웨터가 제 것이라면 뜨지 못할 것 같아요. 어머니께 드릴 것이니까 참고 하지요." 바로 그때, 머리에 쌓인 눈을 털며 다른 아가씨가 서점에 들어왔습니다. 방금 들어온 아가씨는 손으로 짠 푸른색 스웨터를 입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 아가씨의 스웨터도 무척 예쁘다고 칭찬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푸른색 스웨터를 예쁘게 입은 아가씨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예쁘고 따뜻하지만 만드는 것이 너무 힘들어요. 내 것이니까 할 수 없이 참고 만들었지만 다른 사람 것이라면 절대로 뜨지 않았을 것 같아요."
나는 이 말을 들으면서 많은 것을 생각했습니다. 같을 일을 하면서도 사람의 마음은 이렇게 다르구나…. 그러면서 스웨터를 뜨는 두 아가씨의 마음씨가 자꾸 비교되었습니다. 뜨다 만 하얀 스웨터는 더욱 따뜻하게 보였고, 나중에 온 아가씨의 젖은 머리에서 떨어진 물방울로 눅눅해진 파란 스웨터는 아가씨의 얼룩진 이기적인 마음씨 같았습니다.
우리는 나만을 위하는 이기심을 버릴 때 사회의 의리는 살아나고 우리의 생활은 따뜻한 가운데 더욱 밝아진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되겠습니다. 특히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우리나라의 난민 정책에 대해 조사해 보고, 난민이 우리나라에서 안정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어떤 문제들을 해결되어야 할지 생각하여 논리적으로 써 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