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통난 우려 반대하던 창원시
- "용역 진행중" 전향적 자세 전환
- 양 지자체 내년 협의 나설 듯

경남 김해와 창원을 연결하는 비음산터널 개설 사업이 10년 만에 청신호가 켜졌다. 그동안 터널 개설 사업에 부정적이던 창원시가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사업이 급물살을 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안상수 창원시장은 3일 김해시청을 방문해 가진 공무원 특강 자리에서 '깜짝 발언'을 했다. 안 시장은 이날 "김해시에 왔는데 선물 하나 드리겠다"며 "현재 창원시정연구원에서 비음산 터널 개설과 관련된 용역을 오는 12월 말까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안 시장은 이어 "창원시도 (비음산 터널 사업을) 안 할 이유가 없다. 서로 도움되는 일로서, 잘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만 터널 개설 과정에서 이해관계와 해결해야 할 민원이 있다"며 단서를 달았다. 특강에 앞서 안 시장과 허성곤 김해시장은 같은 주제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안 시장의 이날 발언이 전해지면서 김해시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시 김종권 안전건설교통국장은 "연말 비음산터널 개설과 관련된 용역 결과가 나올 전망이어서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김해와 창원시 간 터널 개설을 위한 협의회가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터널 개설작업은 국토부교통부의 연결도로 결정 승인이 이뤄질 경우 최종 완공까지는 4년 정도 걸릴 전망이다.

이에 앞서 김해시는 2008년부터 김해시 진례~창원(현 의창구 용동) 간 길이 7.8㎞, 폭 20m 4차선도로(비음산터널)를 민자도로로 추진하기로 하고 경남도 및 창원시와 협의를 벌여왔다. 이 사업은 민자 2040억 원이 투입될 계획이다.

하지만 창원시의 반대로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했다. 창원시는 터널이 창원 도심으로 연결돼 교통난을 부추길 우려가 크다며 난색을 표했다.

이후 지난해 10월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장유와 창원을 연결하는 창원터널 주변 절개지 붕괴 사고가 발생하자 비음산터널 건설의 당위성이 다시 제기됐다. 김해시는 당시 사고로 창원터널 일대 도로가 막히자 대체도로로 비음산터널을 뚫어야 한다는 건의문을 경남도와 창원시 등에 제출했다. 지난달 1일에는 허성곤 김해시장이 창원시를 방문해 비음산터널을 개설해야 양 도시가 상생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허시장은 "비음산터널이 개설되면 양 지역 간 물류 이동이 원활해지면서 모두 도움이 된다"며 "창원의 역점시책인 중앙역세권 개발사업도 김해시민들의 이용이 늘면서 활기를 띨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안 시장은 이날 특강에서 창원과 김해, 남해안이 동일 관광권역으로 힘을 합칠때 상생할 수 있음을 역설했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