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상구·기장군 '1/n'하려다
- 내부 고발자 투서로 불발

지난달 부산 사상구 공무원 700여 명은 성과상여금(성과급) 지급을 놓고 갈등을 겪었다. 공무원노조 사상지부는 S·A·B·C 등급에 따라 개인별로 차등 배분된 성과급을 다시 모아 '균등 분배'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찬성한 조합원은 자신이 받은 성과급을 냈다. 노조는 모인 성과급을 동참한 조합원 수에 따라 분배하려고 했다. 그러나 익명의 제보자가 성과급 균등 분배 움직임을 행정자치부에 신고하면서 균등 분배는 없던 일이 됐다.

행자부와 공무원들이 성과급 지급 방식을 놓고 16년째 '도돌이표 갈등'을 빚고 있다. 정부가 업무 성과에 따라 차등 분배하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일부 공직사회에서는 "객관적 평가가 어렵다"며 성과급을 모아 은밀히 균등 배분하는 관행이 여전하다. 지난 3일 성과급을 지급한 기장군에서도 한바탕 회오리가 몰아쳤다. 사상구처럼 성과급 균등 분배를 시도하다가 불발로 끝났기 때문이다. 기장군 역시 익명의 내부 고발자가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과급은 공직사회의 경쟁력 향상을 명목으로 2001년 중앙부처에 우선 도입됐다. 2003년에는 지방자치단체로 확대됐다. 2017년 지방공무원 보수업무 처리지침에 따르면 5~9급은 전년도 성과에 따라 4개 등급으로 나눠 '성과상여금'을 받는다. 4급 이상 간부는 별도의 기준으로 평가해 '성과 연봉제'를 적용한다.

성과급은 행자부가 정한 기준액을 기준으로 ▷S등급은 172.5% 이상 ▷A등급은 125% ▷B등급은 85% 이하를 받는다. 가장 낮은 C등급(공무원의 10%)은 한 푼도 받지 못한다. 올해 부산시 5급의 성과급 기준액은 384만 원이다. S등급과 B등급은 236만 원 차이가 난다. 자치단체는 인원과 지급률을 10%포인트 범위 내에서 자율 조정할 수 있다.

성과급이 갈등의 대상이 된 것은 모호한 평가 기준 때문이다. 민간기업에서는 개인의 성과를 계량화하기 쉽지만 '이윤을 내지 않는' 공공기관에서는 쉽지 않다. 많은 자치단체가 부서별 또는 공무원노조 주도로 최근까지 공개적 또는 암암리에 균형 분배를 한 이유다.

정부는 '성과급 나눠 먹기'라는 지적이 제기되자 2015년 11월 균등 분배가 적발되면 성과급 환수는 물론 파면까지 하도록 '지방공무원 징계에 관한 시행규칙'을 제정했다. 전국공무원노조 부산본부 최현오 사무처장은 "공공서비스 제공자인 공무원의 성과 지표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기란 불가능하다. 새 정부는 내부 불신과 위화감만 조장하는 성과급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